[헤럴드경제=이자영 기자] 서울 아파트 실거래 가격이 금융위기 직후보다 평균 6000만원 더 떨어진 것으로 조사됐다. 2일 부동산 114에 따르면 국토해양부에서 발표한 6월 말 아파트 실거래가격을 분석한 결과 서울 소재 아파트 평균 매매가는 4억2468만원으로 지난 2008년 금융위기 때보다 5000만~6000만원 가량 더 하락했다.

가격뿐 아니라 거래량도 절반 이상으로 쪼그라들었다. 지난 6월 서울 아파트 거래시장은 금융위기 직후 최악이라고 우려했던 시세보다 6334만원이 하락했고 거래량은 61%나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강북 지역은 강남보다 가격 하락폭이 더 컸다. 강남 3구의 2008년 당시 평균 거래가격은 6억5000만원 선이었지만 지난 6월 6억원 수준으로 5000만원 떨어졌다. 반면 강북은 금융위기 때보다 7800만원가량 하락한 2억4000만원대에서 거래가 성사됐다.

강남권의 경우 대외경제 악화의 영향은 물론 재건축 사업이 지연되며 매수세가 자취를 감췄다. 강남구 개포동 주공 1단지 42㎡형은 금융위기 당시 7억500만~7억1000만원에 거래가 이뤄졌지만 6월 말엔 6억~6억4000만원 수준으로 크게 낮아졌다.

강북의 경우도 거래가 실종된 분위기는 마찬가지다. 대형은 아예 찾는 사람이 없었고, 중소형도 웬만큼 저렴하지 않으면 거래가 성사되지 않았다. SK북한산시티 81㎡ 아파트의 실거래 가격은 4년전 2억 9000만~3억1000만원이었지만 올 6월 말엔 2억7000만원이었다.

김민영 부동산 114 연구원은 “그리스가 극적으로 회생하며 유럽발 금융위기도 안정세를 찾아가는 것 같았지만 믿었던 독일마저 국채 금리가 급등하는 등 시장회복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정부가 부동산 시장에 활기를 불어넣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당분간 조용한 분위기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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