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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고속도로 위안부 광고 게재…日, “한국애들 미쳤네”
[헤럴드경제=고재영 인턴기자]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의 고속도로 한복판에 위안부 할머니들이 등장했다. 흑백사진으로 이뤄진 전광판 광고였다. 할머니들의 옆으로 적힌 ‘이 소리가 들리는가?’(DO YOU HEAR?)라는 문구와 그 아래로 자리한 “일본 정부는 위안부 할머니들에게 진심으로 사죄하고 보상해야한다”는 사과 촉구글은 오가는 미국인들의 시선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이 광고는 미국 한복판에서 ‘위안부 문제’를 다시 알리기엔 더없이 좋은 수단이었지만, 이를 바라보는 일본인들의 시선은 달랐다. 즉각적으로 달아오른 일본 여론은 “반일 퍼포먼스”, “종군위안부는 날조”라는 반응으로 사실을 왜곡하려했고, “한국인들 미쳤다”는 과격한 반한감정을 드러내며 비난을 서슴치 않았다.

지난 7일 오전 일본의 온라인 매체 서치나는 “‘일본은 사죄를’ 미국 고속도로에 위안부의 대형 광고가 등장”이라는 기사를 게재했다. 해당 기사에는 “지금까지 신문이나 포스터에 위안부 광고가 게재된 적은 있었지만, 야외의 대형 광고탑에 등장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면서 “서경덕 교수(성신여대)가 ‘뉴욕의 한인들의 경우 위안부 기림비를 세우는 등 자발적으로 활동을 펼치고 있다. 휴스턴의 한인들도 작은 힘을 합쳐 일본 정부를 압박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발언했다”고 보도했다.

서치나를 통해 알려진 서 교수의 위안부 사과 촉구 광고에 대해 일본 누리꾼들은 저마다 비난 일색의 반응이 담긴 댓글을 쏟아냈다. 특히 “얘네들 미쳤다. 매춘부를 광고하고 있는 것일 뿐. 혐한(嫌韓)이 증가하고 있는 일본에서, 조만간 ‘조선’에 대한 보복이 있을 것임에 틀림없다”는 원색적인 비난을 전한 누리꾼도 있었으며, “아무 관계도 없는 미국에 이런 광고를 내는 것은 ‘골탕먹이기’로 밖에 여겨지지 않는다. 일본을 나쁘게 말하는 것에서 기쁨을 찾는 지경에 이른 것인가”라고 맥락을 파악하지 못한 댓글로 비난하기도 했다. 그런가하면 “저런 곳에 광고판을 세워서 ‘일본 정부가 본다’고 할 수 있나? 누가 보라고 게재한 광고냐. 반일 퍼포먼스라고 밖에 생각되지 않는다”고도 했고, “일본 정부는 유엔에 정식으로 항의 신청을 해야 한다. 이런 비열한 행위는 분명히 평화를 저해하는 선전포고”라며 법적 대응까지 촉구했다. “한국은 일본을 이기기 위해서라면 ‘사기’를 쳐도 환영받는다”, “종군 위안부는 날조다”면서 위안부 문제가 전혀 사실이 아니라고 주장하는 누리꾼들도 많았다. 


서 교수의 위안부 광고를 둘러싼 과열된 반응이 일본 누리꾼 사이에 주를 이뤘으며, 본질을 파악하지 못하고 무조건적인 반한ㆍ혐한 감정을 비치는 악의적인 댓글도 상당했다.

서 교수는 이같은 일본의 반응에 대해 꽤 담담하고 차분한 입장을 보였다. 8일 헤럴드경제와의 전화통화에서 서 교수는 “일본 우익단체의 협박 메일이나 전화는 예전부터 계속 있어왔기 때문에 크게 개의치 않는다. 일본은 잘못을 인정하지 않은채 감정적 대응만 하고 있는데, 이런 반응 자체가 그들이 떳떳하지 못함을 반증하는 것이므로 여기에 휘말릴 필요가 없다”면서 “국제 사회에 진실을 알리는 노력을 계속한다면 언젠가 일본도 국제적 여론에 못이겨 사죄하게 되는 날이 올 것”이라며 국민들의 냉철한 대응과 꾸준한 노력이 필요함을 강조했다.

광고의 본질을 파악치 못한 채, “아무 상관도 없는 미국에 광고를 게재했냐”는 일본 누리꾼들의 성토에 서 교수는 “위안부는 미국 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 여성인권과 관련해 이미 널리 알려진 문제”라고 되짚으며 “5년 전에 이미 미국 하원에서 위안부 결의안이 만장일치로 통과됐다. 결의안은 일본 정부가 여성의 성노예화에 대해 공식적으로 인정하고 사죄하며, 역사적 책임을 수용할 것을 촉구하는 내용이다. 위안부문제는 한일 관계를 떠나, 세계여성인권 차원에서 해결해야 할 문제인 것이다. 이것을 보다 널리 알려 일본 정부가 세계의 여론을 수용하고 사죄와 배상을 하도록 하는 것이 목표”라고 분명히 밝혔다.

이번 광고는 휴스턴 한인들의 모금을 통해 모인 1만 달러(한화로 약 1100만원)로 제작, 휴스턴을 지나는 고속도로의 764번 출구 부근에 9월 1일까지 게재된다. 서 교수는 “휴스턴 한인들의 광고 제작 요청을 수락하고 무료로 디자인을 제공했다. 주민분들이 광고판을 지날 때 경적을 울리는 캠페인도 자체적으로 진행하고 있다”며 국내외 여론의 많은 관심을 당부했다.

JYKO422@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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