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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 샤넬No.5가 스마트폰 속에, 삼성 ‘충전식 향수폰’ 개발한다
[헤럴드경제= 정태일 기자]연인과의 전화통화에서 미리 설정된 단어인 “사랑해”라는 음성이 인식되자 은은한 샤넬 향이 사용자 코를 자극한다. 손목에서 나는 향이 아니다. 바로 사용자가 들고 있는 향수 스마트폰에서 나는 향기다.

멀지 않은 미래에는 이처럼 향이 나는 스마트폰도 출시될 전망이다. 지금까지 스마트폰은 디스플레이 위주로 사용자에게 시각ㆍ청각ㆍ촉각을 주는 즐거움을 제공했다. 하지만 향후에는 스마트폰이 후각 등 가장 원초적인 감각의 즐거움까지 사람에게 선사할 것으로 보인다.

향수 스마트폰을 준비 중인 제조사는 삼성전자다. 13일 미국 특허청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 7일(현지시간) 향수기능(aromatic function)의 스마트폰 기술을 특허로 출원했다. 삼성전자는 이 기술에 대해 “향수 성능과 함께 향수를 충전할 수 있는 기능을 겸비한 단말기”라고 설명했다.

단말기 충전 본체에는 향수를 저장하고 공급하는 장치가 들어가 있다. 본체 또다른 공간에는 스펀지와 같은 흡수력이 강한 물질이 들어가 있다. 이에 단말기를 충전기에 꼽고 충전을 시작하면 배터리가 충전되는 동시에 향수가 흡수 물질로 전달된다. 이후 단말기와 충전기가 접촉하는 부분에 설치된 주입구를 통해 향이 단말기 속으로 스며들게 된다. 
2009년 삼성전자가 출원한 향수 기능의 슬라이드폰(위). 자판 주변 스트립에서 향이 나지만 단발에 그친다는 단점이 따랐다. 이에 이번에 삼성전자는 충전 시 향수도 함께 공급되는 방식(아래)을 고안했다. 단말기 내부에 흡수물질(표시)이 들어가 있어 충전 단자에서 주입되는 향수를 빨아들인다. [출처= USPTO(미 특허청)]

다른 구상안을 보면 배터리와 향수를 함께 충전하는 방식은 같지만 흡수 물질은 충전 본체가 아닌 단말기 내부에 탑재됐다. 향수가 단말기 속 흡수 물질로 주사되는 방식이다. 이 경우에도 향수 저장ㆍ공급장치는 충전 본체에 들어가 있다. 이는 단말기의 무게를 낮추기 위한 것으로 이번 특허 설계의 ‘핵심’이라고 볼 수 있다.

삼성전자가 이처럼 향수폰을 고안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2009년에도 향기가 나는 휴대전화 기술을 들고 미국 특허청에 출원한 바 있다. 피처폰에서 스마트폰으로 넘어오면서 휴대전화 사용시간이 급증한 가운데, 장시간의 전화기 사용으로 두통이나 전자파 피해를 좋은 향기로 풀어보자는 것이 최초 향수폰을 구상한 배경이었다.

이에 삼성전자는 슬라이드폰을 열고 닫을 때 생기는 마찰에서 향이 날 수 있도록 끈(스트립) 형태의 물질을 설치했다. 하지만 이 끈에 묻힌 향수는 쉽게 증발해 아로마 효과가 장시간 지속될 수 없다는 단점이 제기됐다.

여기서 나온 것이 충전식 향수폰이다. 배터리를 충전할 때 발생하는 전자 작용을 이용해 향수 역시 충전되도록 업그레이드시킨 것. 또 사용자가 원하는 향수를 담아두었다가 쓸 수 있는 저장공간도 만들었다. 대신 휴대성을 유지할 수 있도록 저장공간은 단말기 밖으로 뺐다. 

이에 사용자는 샤넬No.5, 블가리, 랑방 등 자신이 원하는 향수를 저장공간에 넣어두고 배터리와 향수를 동시에 충전하면 오랜 기간 향을 유지할 수 있다. 

여기에 소프트웨어와 연계해 ‘향수 UI(사용자환경)’도 개발되면 사용자 지정에 따라 분사량, 분사시기 등을 조정할 수 있다. 가령 ▷사용자 목소리 높낮이에 따라 ▷연인의 이름 등 특정 언어에 따라 ▷사용자 코와 단말기 위치에 따라 등 다양한 환경에서 향이 나도록 설정해 사용자경험을 높일 수 있다.

이 같은 충전식 향수폰을 두고 삼성전자가 갤럭시S3 출시 때 제시한 ‘인간 중심의 스마트폰’ 콘셉트를 계승ㆍ확장하려는 움직임이라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또 업계에서는 애플과의 본안소송 가운데 미국 특허청에 출원한 것을 두고 삼성만의 UI를 선점하려는 전략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killpas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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