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상일(대구) 기자]“첫 만남은 참으로 어색했다.”
이는 대구지역 보호관찰학생과 그 학부모를 대상으로 가족캠프를 진행한 대구교육해양수련원 진행자 A(49)씨의 소감이다.
폭력이나 절도 등 한 때의 잘못으로 보호관찰대상이 된 학생들, 그 보호관찰대상 학생의 학부모, 이렇게 구성된 20여 가족들이 대구교육해양수련원에서 최근 1박2일의 가족캠프를 가졌다.
아이들은 방학에 강제로 끌려온 것이 잔뜩 불만이었고, 부모들은 죄인 같은 심정으로 고개를 들지 못하고 다른 사람과 눈을 마주치는 것도 너무나도 힘들어 했다.
A씨는 “입소식과 집단미술치료, 부모교육 특강시간까지 모두들 표정이 없고 말도 적었다. 참으로 힘든 캠프 진행이 될 것이라 느끼며 효과에 대한 의문점이 점점 커져갔다”고 설명했다.
그는 “오후는 바다 물놀이 시간, 야간에 ‘나에게로 떠나는 여행’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서서히 마음의 문이 열리는 것을 느꼈다”고 전했다.
“특히, 야간에 이루어진 ‘나에게로 떠나는 여행’ 프로그램에서 가족과 마주앉아 가족탐색, 친구탐색, 대인관계탐색, 자아탐색 네 가지 주제로 가장 즐거웠던 기억, 가장 후회되는 기억, 가장 슬펐던 기억 등 주제별로 질문을 제시하여 적게 하고 서로에게 털어놓는 시간을 가졌다. 발표하는 사람도 울고, 이를 듣는 사람도 흐느끼기 시작하면서 회한과 후회, 반성의 통곡의 장으로 바뀌었다”고 덧붙였다.
길 것 같았지만 짧은 하루일과를 마치고 아이들과 부모는 텐트 속에서 그 동안 못한 대화를 긴 시간동안 얘기하다 잠이 들었다.
그는 “다음날 짚-업(레펠)체험, 가족레프팅의 시간을 가겼고, 퇴소식은 어제의 경직된 표정은 어디론가 사라지고 모두들 밝고 즐거운, 열린 마음으로 서로를 응시하며 대화하는 등의 너무나도 변한 모습에 이번행사의 보람을 느낄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행사의 의미는 아이의 생각과 행동은 다양하고 잘 못할 수도 있는데 부모나 기성세대가 아이들을 좀 더 이해해주고 따뜻이 감싸 안으면 잠시 앓는 감기처럼 지나갈 수 있다는 것을 느꼈다”고 말했다.
그는 “사춘기에 접어든 학생들을 조금만 더 이해하고 한발 물러나서 여유 있게 생각해주는 그런 보호자 교육이 청소년교육보다 더 절실함을 느낀 1박2일이었다”며 소감을 전했다.
한편 행사 후 대구시교육감은 이번 프로그램의 긍정적인 면을 확인하고 대구보호관찰소장과 면담을 통해 부모와 함께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추진키로 합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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