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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사람>뇌의 90%를 잘라내고 10%로 살아가는 박모세...애국가로 희망전하다
[헤럴드경제=박도제 기자]지난 19일 폐막한 ‘제9회 한국스페셜올림픽 하계대회’에서 화제가 됐던 인물이 바로 박모세(21ㆍ삼육재활고 3)씨이다. 사흘 전 개막식에서 애국가를 선창한 박 씨의 모습과 사연이 트위터 등을 통해 확산되면서 잔잔한 감동을 일으키고 있다. 돌이 되기 전에 4번의 뇌수술을 받으며 생존을 위해 발버둥쳐야 했던 박 씨는 뇌의 90% 이상을 잘라내는 고통 속에서도 이름처럼 ‘기적’을 만드는 삶을 살아가고 있다.

박 씨는 태어나기 전부터 뇌가 머리 밖으로 흘러나와 생존이 불가능하다는 판정을 받았다. 낙태를 권유받기도 했던 어머니 조영애(49)씨는 일단 주어진 생명은 낳은 뒤 하나님의 뜻에 따르기로 했다.

예상대로 아기의 상황은 최악이었다. 태어났을 당시 박 씨의 상태는 뇌수가 흐르지 않아 볼 수도 들을 수도 없었다. 태어난 지 사흘만에 뇌의 90%를 절단하는 수술을 했으며, 이후 뇌출혈 수술, 뇌수를 흐르게 하는 수술, 그리고 뇌수의 막힘을 뚫는 수술 등 4번이나 수술대에 올라야 했다. 지금도 박 씨의 몸에는 뇌수가 흐를 수 있게끔 목을 거쳐 배까지 호수가 이어져 있다.


병원에서조차 실험대상으로 생각했을 정도로 생존을 기대하기 어려웠던 박 씨의 기적은 5살때부터 시작됐다. 부모를 따라 용인의 한 교회를 다니던 그는 어느때부터인가 찬송을 듣고 아는 체 하기 시작했다. 7살부터는 말문이 열리며 노래를 부를 수 있었다.

이후 특수학교를 다니며 장애인합창단에서 활동한 그의 노래실력은 상당한 수준에 이르렀다. 합창단원으로 활동하며 “사는게 기분이 좋다”고 말하기도 한 박 씨는 기적을 전달하는 삶을 살아가게 됐다. 11살때 장애인 농구대회에서 애국가를 부르기도 했으며, 장애인합창단 활동을 통해 그토록 좋아하는 노래를 부를 수 있었다.

박 씨의 좌우명은 ‘자신보다 불편한 친구는 어떻게든 도와줘야 한다는 것’이다. 자신의 불편한 몸에도 불구하고 자신보다 더 불편한 친구를 돕는 박 씨의 모습은 ‘노래하는 작은 천사’로 주위에 희망이 되었다.

어머니 조 씨는 “노래를 부르는 모세는 저에게는 삶의 에너지”라며, “힘든 부분도 있지만, 모세를 위해서는 무너지면 안된다는 생각으로 살고 있으며, 항상 밝고 긍정적인 모세로 인해 도움을 많이 받는다”고 말했다.

박 씨는 요즘 새로운 꿈을 키우기 시작했다. 대학에 진학하기로 한 것이다. 이런 까닭에 일주일에 두 번 성악 레슨도 받고 있다. 조 씨는 “모세는 ‘찬양선교사’가 되는 것이 꿈이라고 말한다”며, “모세가 나이가 드는 것도 생각해야하기 때문에 성악을 통해 대학에 진학하는 것을 꿈꾸기 시작했다”고 덧붙였다.

pdj24@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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