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평균가격 17.1% 폭락
부채상환여력 감소·경매 봇물
서민층이 주로 거주하는 다세대ㆍ연립주택 가격이 지난 한 해동안에만 평균 17% 이상 급락해 가계부채 악화 우려가 커지고 있다.
22일 한국은행ㆍ통계청의 ‘2011년 가계금융조사’를 보면 전국 다세대ㆍ연립 주택의 평균 가격은 2010년 8196만원에서 2011년 6798만원으로 17.1%나 떨어졌다. 특히 수도권의 경우 9435만원에서 7572만원으로 19.8% 폭락했다. 같은 기간 전국 아파트의 평균 가격이 1억5445만원에서 1억5343만원으로 0.66% 하락한 것과 비교하면 다세대ㆍ연립 주택이 자산가치 하락의 직격탄을 맞은 셈이다.
올해도 상황은 여의치 않다. KB국민은행에 따르면 2012년 상반기 아파트의 매매가격은 0.7% 오른 데 비해 연립주택 매매가는 0.2% 오르는 데 그쳤다.
이처럼 다세대ㆍ연립주택 가격이 하락세를 면치 못하면서 저소득층 거주자의 대출상환 여력에 대한 우려 또한 커지고 있다.
지난해 다세대ㆍ연립 주택에 사는 가구의 경상소득은 평균 3273만원으로, 아파트에 사는 가구의 5103만원보다 크게 낮다. 우리나라 전체 가구 평균 소득인 4012만원에도 못 미치는 ‘저소득층’이 대다수이다. 그러나 지난해 다세대ㆍ연립주택 거주자의 담보대출은 2919만원으로 다세대ㆍ연립주택의 평균 가격 6798만원의 42.9%에 달한다.
아파트거주자의 평균 담보대출이 아파트 평균가격의 24.9% 수준임을 고려하면 자산 대비 대출 비중이 크게 높다. 빚은 많은데 소득도 충분하지 않고 그나마 남은 집값마저 폭락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부채를 이기지 못해 집이 경매로 넘어가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지난달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이 대법원의 경매정보를 분석한 결과 올해 상반기 수도권 경매시장에 나온 다세대ㆍ연립 주택 매물은 8261건으로 지난해 상반기보다 54.7%나 급증했다.
허윤경 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주로 서민층이 거주하는 다세대ㆍ연립 주택의 경매 건수가 급증한 것은 취약 계층이 자산가치 하락에 따른 한계 상황에 직면했다는 것”이라며 “취약 계층의 상환 부담을 덜어 줄 수 있는 지원을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동석 기자/dscho@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