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신창훈 기자]복권 관리 당국이 직무유기 논란에 휩싸였다. 복권법 위반 행위 단속 예산을 확보해놓고도 집행하지 않아서다.
27일 기획재정부 복권위원회와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등에 따르면 복권위는 지난해 4~5월 하는 정기점검을 생략했다. 2011년도 복권기금운용계획안에 복권 판매규제 위반행위를 단속하는 데 필요한 예산 5808만원을 편성하고도 92.7%를 집행하지 않았다.
단속 실적을 보면 2005년 173건, 2006년 79건, 2007년 30건 등으로 매년 감소하다가 지난해에는 겨우 2건에 그쳤다.
복권위는 국민의식이 성숙하면서 위반행위가 많이 줄었고 경쟁 판매점들이 서로 불법행위를 신고하면서 자정효과가 생겼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그 사이 불법 거래 사례는 끊이지 않았다. 온라인복권 판매점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자 비공식 거래가 이뤄지고 자동발매복권을 싹쓸이해 재판매하는 행위도 있었다.
판매점은 2003년 이후 증설하지 않아 2007년 7293개에서 지난해 6337개로 13% 줄었다.
지난해 3월 개정된 복권법도 정기점검을 소홀히 한 원인으로 꼽혔다. 법 개정으로 그해 7월부터 단속업무가 지방자치단체로 이양되자 큰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다는 것이다.
복권위 관계자는 “지난해 상반기에 단속요령 책자를 발간하는 등 7월1일 지자체에 업무를 이양할 준비를 하느라 바빠서 단속을 제대로 못 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국회 기재위의 지적은 다르다. 위반행위의 빈도와 양태가 심각하지 않아 지도 단속 필요성이 높지 않다는 견해는 잘못됐다는 것이다. 단속실적 감소는 복권위의 직무유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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