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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동산·주식거래 급감 ‘자산디플레’ 공포
작년보다 주택거래량 30%·주식거래대금 20% 감소
실물자산 가격하락으로 소비 줄고 부채 급증



대표적인 자산 증식 수단으로 꼽히는 부동산과 주식 거래가 동시에 급감한 것으로 나타나 실물 자산 하락이 경기 침체를 가속화하는 ‘자산 디플레이션’ 우려가 커지고 있다.

29일 한국거래소와 국토해양부에 따르면 지난달까지 전국의 주택 매매 거래는 40만799건으로, 지난해 동기(57만3999건)보다 30.2% 줄었다. 같은 기간 토지 거래 규모도 135만7138필지에서 117만9759필지로, 13.1% 감소했다. 특히 올해 1~7월 서울의 주택 거래량(4만5221건)과 토지 거래량(8만9303필지)은 지난해 동기보다 각각 33.5%, 23.4% 줄었다. 올해 주택과 토지 거래량은 2006년 이후 거래 규모가 가장 작은 2010년보다 더 심각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거래량 감소에 따라 가격 또한 하락 추세다. 서울의 7월 아파트 값은 금융위기 직전인 2008년 6월보다 10%가량 하락했고, 전국의 아파트 분양가도 금융위기 직전의 71.3% 수준으로 떨어졌다.

부동산의 ‘투자 대체재’ 역할을 해오던 주식시장의 상황도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 들어 지난 7개월간 주식 거래대금(유가증권시장+코스닥시장)은 1045조2222억원으로, 지난해 동기(1305조5027억원)보다 19.9% 감소했다. 투자자들은 위험 자산을 회피한 채 은행 예금 등에 자금을 묻어두고 요지부동의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6월 말 현재 수시입출금식 예금 등 단기 부동 자금 규모는 650조원에 달하고 있다. 이 규모는 2007년 말 502조원에서 지난해 말 647조원으로 커졌고, 올해는 650조원 안팎에서 움직이고 있다. 현재 유가증권시장의 시가총액은 지난해 5월 고점보다 150조원가량 증발한 상태다.

자산 가격이 하락하면서 ‘역자산 효과’가 발생하고 있다. 부동산과 같은 실물 자산 가격의 하락이 소비자의 심리에 영향을 줘 소비가 감소하고 있는 것. 더불어 가계 부채는 증가 추세다.

지식경제부에 따르면 국내 주요 대형 마트와 백화점의 지난해 동월 대비 매출은 올해 4월 2.4% 줄어든 이후 매달 5.7%, 7.2%, 8.2%로 감소 폭이 점차 커지고 있다. 4개월 연속 감소세는 ‘리먼브러더스 사태’ 직후 처음이다. 최근 국제 투자은행(IB)인 HSBC는 부동산 가격 하락으로 올해 한국의 민간 소비 증가율이 2.1%에서 1.8%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 사이 가계 신용은 2분기 현재 992조원으로, 1000조원을 눈앞에 두고 있다.

선대인 선대인경제연구소장은 “부동산 시장에서는 ‘자산 역효과’로 인해 경기 침체가 가속화되는 ‘자산 디플레이션’이 2008년 중반부터 시작됐다”며 “정부가 계속 총부채상환비율(DTI)을 풀고 가계 부채를 늘리면 부동산 시장은 한꺼번에 무너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정순식 기자>
/su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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