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의 늪에서 허우적대는 대한민국
7월 자동차 생산 9.2%나 감소광공업생산 두달째 마이너스 예상
31일 통계청이 발표할 ‘7월 산업활동 동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하반기 첫 성적표이기도 하고, 경기 둔화의 정도와 속도를 가늠할 수 있어서다.
상황에 따라 정부의 거시정책 기조가 바뀔지도 모르겠다. 지금까지 내놓을 것들보다 좀 더 강한 경기 부양 조치를 취해야 할 상황이 될 수도 있는 얘기다. 갈수록 위축돼가는 경제심리를 조금이라도 진정시켜야 하기 때문이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30일 “7월 지표가 나온 후 시장 움직임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거시경제전문가들은 대체로 실물경기 대표 지표인 광공업 생산이 7월에 전월 대비 마이너스를 기록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전민규 한국투자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지난달 수출이 전년 같은 기간보다 8.8%나 감소한 것을 감안하면 광공업 생산이 상당히 부진했을 것으로 추정된다”며 “선박을 제외한 수출이 3.4% 줄고, 대표 품목인 자동차 생산도 9.2%나 감소한 것은 전체 생산 부진을 예고하는 대목”이라고 설명했다.
6월에도 광공업 생산은 전월보다 0.4% 줄어들었다. 이 수치가 2개월 연속 감소하는 것은 올 들어 처음이다. 하반기 우리 경제가 ‘L’자형 침체 국면으로 접어드는 신호로 해석된다.
소비를 가늠해볼 서비스업 생산 역시 부진을 면치 못했을 가능성이 크다. 대형 마트 판매액과 주식 거래대금 감소, 은행 대출 증가세 둔화, 자동차 내수 판매 축소, 주택 가격 하락 등 거의 모든 서비스업 환경이 악화됐기 때문이다.
이 같은 경기 둔화 흐름은 8월에도 크게 바뀌지 않고 있다. 무엇보다 수출 감소가 재정위기를 겪고 있는 유로존 외 지역인 아시아와 중남미로 확산되고 있는 게 문제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지난 29일 올해 한국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3.5%에서 2.8%로 대폭 낮췄다. 현대경제연구원은 그동안 우리 경제 성장률을 다른 기관에 비해 다소 긍정적인 시각에서 예측해왔다. 현대경제연구원은 “3%대의 성장률을 기록하려면 최소한 분기마다 전기 대비 1.3%의 성장을 기록해야 한다”며 3분기 수출과 내수가 동반 부진한 상황에서 사실상 실현 불가능한 수치라고 내다봤다. 임희정 연구위원은 “우리 경제가 3%대 성장을 달성하려면 긴급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신창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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