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조동석 기자] 6월말 89달러까지 하락했던 국제유가(두바이유 기준)가 최근 110달러대까지 상승했다.
한국은행 노진영 국제종합팀 과장은 ‘국제유가 상승의 배경 및 평가’ 보고서에서 “향후 국제유가는 높은 수준을 유지하면서 상승압력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그는 상승 배경에 대해 세계 원유 수요 전망치가 신흥국을 중심으로 당초 수준보다 하향 조정되는데도 미국 및 EU(유럽연합) 제재에 따른 이란의 원유공급 감소가 예상보다 큰 폭으로 가시화되고, 설비 노후화로 북해지역 원유 생산이 차질을 빚고 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이란 핵문제로 중동지역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확대되고 있다고도 했다.
유가 상승을 기대하는 투기자금도 오름세를 부추기고 있다. WTI(서부텍사스산 원유) 순매수 포지션은 6월말 11만3000계약에서 지난달 14일 19만3000계약으로 70%나 증가했다.
노 과장은 “수급 여건 악화의 주된 요인이라고 할 수 있는 이스라엘과 이란 간 군사적 긴장관계가 미국 대선 등 정치상황과 맞물리면서 단기간에 해소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외생적인 공급충격이 발생함에 따라 수급여건이 악화되고 있다는 평가다.
한은은 이란과 북해지역에서 발생한 공급 차질 규모는 200만BPD(Barrels per Dayㆍ1BPD는 하루 1배럴을 생산할 수 있는 규모)를 웃도는 수준으로 평가하고 있다. 2011년 리비아 사태 때 공급차질 규모는 150만BPD였다.
사우디아라비아가 올해 660만BPD를 추가 증산하면서 공급차질을 해소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나 품질 차이로 가격안정 효과가 크지 않은 상황이다.
원유 수입국의 정제시설마다 정제 가능한 유종이 한정돼 있기 때문이다. 기존에 수입하던 원유와 다른 원유를 수입할 경우 정제에 어려움을 겪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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