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하우스푸어·에듀푸어·메디푸어… ‘푸어족’ 속 진짜 푸어族은 없다?
중산층 심리적 빈곤감 때문
하루가 멀다 하고 새로운 ‘푸어족’이 등장하고 있다. ‘하우스푸어’(집 가진 빈곤층), ‘에듀푸어’(교육빈곤층), ‘메디푸어’(의료비 지출이 많은 빈곤층) 등 푸어만 붙이면 신조어가 되고 있는 실정이다.

푸어족은 영어로 ‘가난한’이라는 뜻의 형용사인 ‘poor’에 한자 ‘족(族)’의 합성어다.

그러나 이런 푸어족들이 실제로는 푸어족이 아니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다만 직장인 10명 중 7명 꼴로 자신이 ‘푸어족’이라고 생각한다. 지난 4월 직장인 496명을 대상으로 한 취업포털 잡코리아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68.1%가 자신을 푸어족이라고 봤다.

하지만 각종 푸어족에 속하는 사람들은 실제로 가난하지 않은 게 현실이다. 지난달 26일 현대경제연구원의 ‘국내 가구 교육비 지출 구조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에듀푸어’는 82만4000가구로 이중 중산층은 73.3%에 달했다. 지난 5월 현대경제연구원의 ‘하우스푸어의 구조적 특성’ 보고서에 따르면 전국 하우스푸어 108만4000가구의 평균 총자산은 3억1105만원이다.

조호정 현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소위 빈곤층은 소득이 적어야 하는데, 푸어족들은 소득이 적지 않다”고 지적했다. 조 연구원은 이어 “소득은 높지만 사회구조적으로 지출이 과도하게 많은 사람들이 ‘하우스푸어’ ‘에듀푸어’ 등 각종 푸어족”라면서 “이들은 항상 가계소득이 적자라서 실질적으로 빈곤감을 느끼고 있다”고 분석했다. 또 푸어라는 단어를 남발하는 것이 적절치 않다는 지적도 있다. 푸어족들이 집중적인 조명을 받게 되면 무주택자ㆍ무직자 등 진짜 취약 계층이 소외되기 때문이다.

이순묵 성균관대 심리학과 교수는 “각종 매체에서 푸어라는 용어를 과도하게 사용하면서 중산층들이 스스로 열등감을 느끼고 있다”면서 “중산층 스스로 빈곤하다고 생각해 기부 등을 줄이고 결국 진짜 취약층은 더욱 기댈 수 있는 곳이 사라진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이어 “각종 미디어에서는 푸어라는 말을 남발하지 말고, 다른 적절한 단어로 대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상식 기자>
/mss@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