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업·건설업 불황에 직격탄
올 성장 2%대 추락 가시화
의료비지출 전분기比 0.4% 감소
교육비 등 소비도 일제히 위축


굴뚝산업은 맥을 못 췄다. 불확실한 미래 때문에 소비는 주춤했다. 생산이 줄면서 투자도 덩달아 감소했고, 국민은 자녀 학원비까지 아끼면서 허리띠를 졸라맸다. 한국은행이 6일 발표한 2분기 국민소득(잠정)에서다.

▶2%대 추락 가시화=한은은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속보치보다 0.1%포인트 떨어진 0.3%를 기록했다고 이날 발표했다. 전년 동기와 비교해선 2.3% 성장하는 데 그쳤다. 이 역시 속보치에 비해 0.1%포인트 하향조정된 것으로, 2009년 3분기 1.0% 성장 이후 가장 낮다.

정영택 한은 국민계정부장은 “기업 실적 자료들을 입수해 보니 건설업과 제조업 지표들이 속보치 추계 당시보다 더 악화된 것으로 나타나 성장률을 하향 수정했다”고 말했다.

정영택 한국은행 국민계정부장이 6일 서울 남대문로 한은 본관에서 2분기 국민소득(잠정)을 발표하고 있다. 2분기에는 전분기 대비 0.3% 성장하는 데 그쳤다. 김명섭 기자/msiron@heraldcorp.com

실제 제조업 성장률은 마이너스로 돌아섰고, 건설업은 부진을 면치 못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설비투자는 전기 대비 -7.0%를 기록했다. 2009년 1분기(-9.4%) 이후 가장 많이 감소했다. 불황기 굴뚝산업이 직격탄을 맞은 것이다.

성장 기여도 역시 제조업은 1분기 1.0%포인트에서 2분기 -0.1%포인트로, 건설업은 1, 2분기 모두 -0.1%포인트를 보였다. 성장의 마이너스 요인이 됐다는 설명이다. 설비투자의 성장 기여도도 -0.7%포인트를 기록했다.

한은은 상반기 성장률을 2.7%로 예상했다. 그러나 실제 2.5% 성장에 그쳤다. 성장률 전망은 더욱 어두워졌다. 정 부장은 “7, 8월 수출입 자료 등 실물 관련 지표들이 좋지 않게 나오고 있다. 현재 상황은 좋지 않다고 말할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학원비도 줄였다=소비는 위축됐다. 가계 소비를 항목별로 보면, 2분기 주류 및 담배 소비는 전분기보다 0.3% 줄었다. 아파도 참았다. 의료 및 보건 분야 지출은 전분기보다 0.4% 감소했다.

교육비는 1분기에 전분기 대비 0.6% 줄어든 데 이어 2분기에는 -1.0%를 기록하면서 감소 폭을 더욱 키웠다.

지갑은 얇아졌다. 명목 국민총소득(GNI)은 2008년 4분기 이후 처음으로 뒷걸음쳤다. 유럽 재정위기가 이어지자 수요가 줄어들면서 채산성이 악화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실질 구매력을 보여주는 실질GNI 증가율은 올라갔다. 한은은 “수출ㆍ수입물가가 모두 하락했지만 수입물가가 더 떨어져 물가 변동을 반영하는 실질GNI는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임희정 현대경제연구원 거시경제실장은 “미국 경기 회복세가 미약하고 유럽 경기 부진도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중국 경제도 둔화되고 있다”면서 “우선 경제 주체의 불안심리를 해소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기업에 대한 인센티브 등을 통해 기업의 투자를 유도할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조동석ㆍ하남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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