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소외계층을 돌아보는 디자인이 활발해지면서, 산업 측면에서 강조돼왔던 디자인은 나눔의 한 장르로 빠르게 확산되는 추세다.
나눔은 이번 디자인포럼에 초청된 거장의 작품을 경매에 부치고, 수익금을 기부하는 형식으로 이뤄졌다.
크리스 뱅글과 피터 슈라이어는 프리미엄 세션을 진행하면서 즉석에서 그린 그림을, 일본의 세계적인 건축디자이너 안도 다다오 도쿄대 교수는 작품 2장을 각각 기증했다.
헤럴드 디자인포럼 사무국은 경매수익금을 저렴한 가격에 고전을 출판해 소외계층과 청소년들의 배움을 돕는 비영리 사단법인 ‘올재’에 전액 기부했다.
디자인 거장 크리스 뱅글이 자신이 강연 도중 즉석에서 그린 스케치화의 낙찰자와 포즈를 취하고 있다. 오른쪽 사진은 520만원에 낙찰된 안도 다다오의 일본 이바라키 현‘ 빛의 교회’ 콘셉트 스케치. <사진=박해묵 기자>/mook@heraldcorp.com |
크리스 뱅글은 즉석에서 그의 상상력을 쏟아냈다. ‘소처럼 생각하는 말’ ‘머리가 3개 달린 개’ ‘유니콘’ ‘발이 거꾸로 달린 오리’ ‘꼬리가 예쁜 여우’가 그것이다. 이 즉석 그림은 한 참석자가 70만원에 낙찰받았다.
피터 슈라이어도 프리미엄 세션에서 ‘프리미엄 럭셔리 카’를 즉석에 그렸는데, 이 그림은 다른 참석자가 60만원에 낙찰받았다.
안도 다다오 교수의 작품에는 응찰자가 몰려 이날 경매 낙찰가 중 최고를 기록했다.
그는 ‘빛의 교회’라는 건축물의 콘셉트 스케치(건축물 구상 단계의 스케치)와 사진 두 장을 사무국에 기증했다.
일본 오사카 이바라키 현에 있는 빛의 교회는 노출 콘크리트(콘크리트 자체가 마감인 것)에 십자가 모양의 창을 내서 빛과 건축물이 하나로 어우러진 공간을 만든 것이다. 50만원에서 시작한 경매가는 10배가 넘는 520만원에 낙찰됐다.
안도 다다오 교수의 두 번째 작품은 일본 나오시마 섬에 위치한 지추미술관의 콘셉트 스케치 중 하나. 실제 작품은 천장에서 들어오는 빛과 검은 공, 밝은 콘크리트 벽면, 그림자가 만나면서 시간마다 다른 풍경을 만들어낸다. 한 응찰자가 90만원에 낙찰받는 영광을 안았다.
<조동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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