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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부이촌동 “이주했다 집만 날릴라” 술렁술렁
최대 위기맞은 용산역세권개발 현장 표정
코레일-롯데관광개발 양대주주
개발방식·사업주도권 다툼속
공사 이미 올스톱 상태
이달 AMC이사회 최대 분수령

“경매 절반가격에도 매수자 없어
AMC 이주종용…불안해 못나가”


단군이래 최대 개발 사업으로 불리는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 사업이 중단 위기에 봉착했다.

사업시행 주체 가운데 가장 큰 지분을 갖고 있는 코레일과 롯데관광개발이 사업 주도권을 두고 대립각을 세우고 있기 때문이다. 이같은 이유로 인해 현장에선 이미 공사가 중단된 상태다. 이달 셋째주로 계획된 용산역세권개발(AMC) 이사회에서 합의점을 찾지 못할 경우 역세권 개발 사업 자체가 불투명해질 수 있는 심각한 상황이다. 이달 이사회에서는 드림허브의 자산관리 위탁회사(AMC)인 용산역세권개발(주)의 경영권 쟁탈전 승자와 250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CB) 발행 방식이 사실상 결정된다.

추석 연휴를 앞둔 지난달 27일 기자가 찾아간 서부이촌동 사업지구는 한산했다. 최근까지 주택가 건너편 가림막에서 중장비를 가동하는 소음이 들렸지만 이달 초 부터 사라진 상황이다. 시공사인 삼성물산 컨소시엄이 공사비 271억원 체납을 이유로 철도기지창 부지 토지오염 정화공사를 중단했기 때문이다.


현재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사업은 출자자 모임인 드림허브프로젝트금융회사로부터 설계, 발주, 보상, 분양 등 각종 업무를 위탁받아 AMC가 주도하고 있다. 드림허브내 출자 규모를 따졌을 때 코레일과 롯데관광개발이 각각 25%, 15%의 지분을 갖고 있지만, AMC내 지분율은 롯데가 70.1%로 코레일(29.9%)에 앞서 사업을 주도하는 모습.

코레일이 최근 “사업에서 손을 뗄 수도 있다”고 출자사들에 경고한 것은 이 같은 구도를 바로잡고 코레일이 원하는 방식으로 개발 사업을 진행하겠다는 뜻을 담은 것. 코레일은 당초 삼성물산이 이번 사업에 참여했다가 2010년 물러나면서 롯데 측에 넘긴 AMC 지분 45.1%을 되찾는다면 이런 구상이 가능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코레일이 이처럼 AMC 주도권에 집착하는 이유는 애초 코레일이 보유한 철도기지창 부지 부터 개발하는 ‘단계 개발’을 원했던 데 반해 롯데는 서부이촌동까지 포함해 ‘통합 개발’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는 탓이다.

통합 개발안은 앞서 드림허브 주주총회에서도 승인한 사안이지만 현재 시장 상황에선 ‘단계 개발’이 현실적인 대책이라는 것이 코레일의 판단이다.

양측은 자금조달 방식에 있어서도 날카로운 대립각을 세웠다. 

단군이래 최대 개발사업이라는 서울 용산역세권개발사업이 공사비 지급 연체 등의 악재를 만나면서 사실상 중단 위기를 맞고 있다. 최근엔 이주비 보상을 둘러싸고 서부 이촌동 주민 일각에서 불만의 목소리까지 끊이질 않는 등 첩첩산중이다. 사진은 서부이촌동 아파트단지 전경.

코레일이 기존 드림허브 출자사들의 증자나 제3자 출자를 통한 공모를 주장했지만, 롯데는 기존 사업협약대로 250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 발행을 비롯해 향후 분양 등을 통해 얻을 수 있는 5조6000억원의 매출 채권을 유동화시킬 것을 주장했다.

이처럼 용산역세권개발 사업이 차질을 빚자 이주보상비를 기다리던 서부 이촌동 일대 이주민들도 조금씩 동요하기 시작했다. 서부이촌동 5개 아파트연합 비상대책위원회 관계자는 “출자사들끼리 아직 이렇게 의견도 엇갈리고 있는 상황에 AMC는 이주를 종용하고 있다”며 “지금 분위기만으로는 사업이 언제 엎어질 지도 모르는데 은행에서 이주비 빌려서 나갔다가 집만 덜컥 뺏기는 것 아닌가”라며 불만을 토로했다.

지난달에서야 겨우 출자사들이 합의해 최대 5조6000억원의 자금을 주민 보상에 투입하겠다고 발표했지만 주민들 입장에서 미심쩍은 부분은 이만저만이 아니다.

비대위 한 관계자는 “당장 서부이촌동 연립 등 물건이 경매에 부쳐져 몇차례 유출돼 절반가격에 나와도 개발 전망이 어두워 찾는 이들이 없다고 한다”며 “명확한 보상기준이나 감정액 규모도 모르는 상황에 이주비 이자를 내주겠다는 허언에 속을 사람은 없다”고 강경한 입장을 피력했다.

백웅기 기자/kgung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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