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가 또 한번 ‘화합’ 카드를 빼들었다. 후보 확정 일성으로 말했던 화합이 50%대 지지율이라는 달콤한 결과를 가져다줬던 8월의 추억을 또 한번 되살릴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지난 8일부터 10일까지 실시해 11일 공개된 한국갤럽조사연구소의 대선 여론조사에서 박 후보는 안철수 무소속 후보, 문재인 민주당 후보와 양자 대결에서 모두 승리했다. 지난 한 달간 계속됐던 지지율 하락 그리고 양자 대결의 열세라는 추세의 반전을 이끌어낸 것이다.
박 후보는 안 후보와의 양자대결 조사에서 49%를 기록, 45%의 안 후보를 오차범위 내에서 앞섰다. 지난 5일 같은 조사에 비해 2%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반면 안 후보는 2%포인트가 하락했다. 문 후보와 양자대결에서는 4%포인트 상승한 51%로 같은 기간 5%포인트 하락하며 42%를 기록한 문 후보를 9%포인트 차로 따돌렸다.
다자대결에서도 박 후보는 41%로 다시 40%대 입성에 성공했다. 안 후보는 24%, 문 후보는 21%로 뒤를 이었다.
갤럽 관계자는 “추석 이후 ‘박근혜 위기론’과 새누리당 내부 갈등, 문 후보와 안 후보 캠프의 인재 영입 경쟁 등 대선구도를 둘러싼 여러 사건이 혼재해 나타난 결과”라며 “이러한 추세가 지속될지 좀더 지켜봐야 한다”고 전했다.
정치권에서는 이번 조사 결과에 대해 내분 봉합에 성공하고 화합을 다시 강조한 전략의 성공 가능성을 보여준 것으로 해석했다. 박 후보는 당 경선 직후 ‘국민대통합’, 즉 화합을 화두로 꺼내고 노무현 전 대통령과 김대중 전 대통령의 묘역을 방문하면서 양자대결은 물론 다자대결에서도 50%에 육박하는 안정된 지지율을 보여준 바 있다.
그러나 이후 과거사 논란 그리고 경제민주화와 외부인사 영입에 따른 당내 갈등이 연이어 불거지면서 어느 새 양자대결에서 두 경쟁후보 모두에게 패하는 처지로 몰리기도 했다. 또 다자대결 구도에서도 부동의 콘크리트로 평가받던 40%대 지지율도 무너졌다.
당시 당내 한 중진의원은 “속수무책 국면으로, 획기적 변화 없이는 필패한다는 인식이 필요하다”며 한탄하기도 했다.
문제는 이 같은 상승 반전의 흐름이 앞으로도 이어질 것인가 하는 점이다.
캠프의 한 관계자는 “한 달 정도 계속된 지지율 하락 속에서도 그나마 탄탄한 고정 지지층도 만만치 않다는 점을 확인한 것이 소득”이라며 “이제부터는 또 다시 반등할 일만 남지 않았냐”고 희망적인 전망을 내놨다.
<최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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