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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에 삼성전자가 없다면?> “한국경제 견인 VS 산업 의존도 편중…동전의 양면과 같다”
전문가들은 어떻게 보나
한국 경제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삼성전자를 바라보는 전문가들의 시각은 엇갈린다. 독식이라는 비판이 나오는가 하면, 삼성전자의 역할에 후한 점수를 줘야 한다는 의견이 공존한다. 한마디로 ‘동전의 양면’인 셈이다.

전자ㆍ자동차ㆍ조선 등 몇몇 산업에 집중된 한국 경제가 다변화를 꾀하지 않는 한 이 산업을 이끄는 대기업에게서 탈피할 수 없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그렇다면 최근 반(反)기업 정서를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 우리에게 던져진 숙제다.

임희정 현대경제연구원 실물경제팀장은 대기업은 국가 입장에서 동전의 양면이라고 잘라 말한다. 해당 대기업의 주력 산업이 호황일 때 비중이 크면 클수록 좋지만, 안 좋을 때는 골치라는 지적이다.

임 팀장은 “삼성전자의 경우 반도체 산업을 바탕으로 세계적인 기업이 됐다. 반도체 산업은 대규모 투자가 선행돼야 하는데, 삼성이 이를 잘 수행했기에 지금의 성과를 낼 수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그는 “삼성이 국가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생각했을 때 정부 차원에서 미래에 대한 고민을 함께 하는 게 필요하다고 본다. 재벌을 위한 것이 아니라 나라를 위한 것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리 산업구조가 이미 대기업 중심으로 흘러온 만큼 한순간 중소ㆍ중견기업 중심으로 바꾸는 것은 힘들기에, 대기업에 대한 국가 차원의 해법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정치권의 재벌 때리기에 대해 임 팀장은 “대기업은 방대한 규모 때문에 가려진 어두운 부분이 있게 마련이다. 재벌 때리기는 대기업들에 변화의 동력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김정식 연세대(경제학) 교수는 특정 산업에 집중된 한국 경제의 구조를 꼬집었다. 김 교수는 “전자산업과 자동차, 조선에 대한 의존도가 높고 집중돼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해외 이전 가능성을 언급했다. 그는 “삼성전자는 높은 기술력을 가지고 있다. 그래도 언젠가는 생산비용이 저렴한 곳으로 이동하게 마련”이라면서 “특히 조선, 철강 등의 산업이 일본에서 우리나라로 넘어왔듯이, 앞으로 중국으로 이전하는 사이클이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삼성은 글로벌 경제위기 상황에서 국가 경제성장률은 물론, 연구ㆍ개발(R&D) 투자, 대외 무역, 증시까지 거시경제 전반을 떠받치는 강력한 버팀목 역할을 하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 LCD 생산라인에서 직원들이 작업에 몰두하고 있다.
                                                                                                                                                                                          [헤럴드경제 DB]

따라서 김 교수는 “일본 소니나 파나소닉도 생산기지를 중국이나 동남아시아로 옮겼는데, 우리도 전자업체들의 해외 이전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실업 문제가 우려된다는 지적이다.

우천식 KDI 산업ㆍ경쟁정책연구부 선임연구위원은 “전체 시장을 넓혀야 한다. 지금 잘하는 부문을 재분배하면 두 마리 토끼를 다 놓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인위적인 조정이 가능한 시대가 아니므로 나눠먹을 파이를 키울 생각을 먼저 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삼성전자의 위상은 금융시장을 출렁이게 할 정도여서 투자자의 주의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송민규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시가총액이 많은 기업에 의해 증시가 움직이고 있는데, 문제는 외국인”이라면서 “외국인들이 삼성전자, 현대기아차 주식을 샀다가 빠지면 주가가 왕창 떨어지는 현상이 반복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삼성전자 등 대형주를 제외한 나머지를 보고 투자하는 것이 필요하다. 지수를 볼 때도 대형주를 뺀 나머지가 어떻게 움직이는가를 보면서 판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윤정식ㆍ서경원ㆍ최진성 기자

yj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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