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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비스업 KS 인증, 있으나 마나
-실익은 없고 비용ㆍ관리 부담만 커
-KS 인증 받은 장례식장 전국 3곳에 불과
-산후조리원, 결혼식장도 각각 1곳씩에 머물러
-1년 단위 정기심사 수수료 등 차등 요구




[헤럴드경제=원호연 기자] 직장인 우모(32) 씨는 부인이 아기를 낳자 2주 일정으로 산후조리원을 예약했지만 입실 사흘 만에 집으로 되돌아왔다. 서비스가 불만이었기 때문이다. 원래 산후조리원으로 지은 건물이 아니라 방은 좁았고 신생아실, 모유수유실의 온도와 습도 차이가 너무 컸다. 육아 상식을 가르쳐 준다던 교육 프로그램은 각종 상품광고로 이어졌다. 우씨는 “200만원이나 내는데 실망스러웠다”며 “차라리 내가 도와주는게 낫겠다 싶어 집으로 데려왔다”고 말했다.

장례식장이나 산후조리원, 결혼식장의 서비스에 대한 불만이 고조되는 가운데 서비스 산업에 대한 한국산업규격(KS) 인증이 있으나 마나한 것으로 드러났다.

정부는 각종 서비스산업의 질적 향상과 소비자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각종 서비스 산업에 KS 인증제도를 도입했다. 장례식장은 지난 2007년 말 인증제도가 시작됐다. 부당요구 관리 실태, 음식물 위생 등을 포함한 시설 및 운영 전반에 관한 85개 항목에 걸쳐 심사 기준을 마련했다. 산후조리원과 결혼식장은 2010년 12월에 각각 KS 서비스 규격 인증이 마련돼 소비자들의 만족도를 높이고 업체 간 옥석가리기가 가능해질 것으로 예상됐다.

서비스업의 품질향상을 위해 마련된 KS 인증이 비용과 노력에 비해 혜택이 적어 업체들의 외면을 받고 있다.

그러나 2년 이상 지난 지금 이들 KS 규격은 유명무실한 상태다. 대부분의 서비스 업체가 KS 인증을 외면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KS 인증을 대행하고 있는 한국표준협회(회장 김창룡)에 따르면 KS 인증을 획득, 유지하고 있는 장례식장은 전국적으로 3곳에 불과하다. 가장 규모가 크고 이용률이 높았던 고려대 구로병원 장례식장의 경우, 인증을 획득했지만 지난해 반납한 것으로 알려졌다. 산후조리원과 결혼식장 역시 각각 지난해 9월과 11월 첫 인증 업체가 등장한 이후 추가로 인증을 받은 업체가 없는 상황이다.

서비스 산업에서 KS 인증이 확대되지 않는 것은 의무사항이 아니기 때문이다. 제품인증의 경우, 임의 인증이라도 정부 조달 등에서 가산점이 부여되기 때문에 적극적인 반면 일반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서비스업은 홍보 효과 외에는 별다른 혜택이 없다.

장례식장의 경우 JCI(국제의료기관평가위원회)와 같이 장례식장을 포함한 의료기관 시설과 서비스 전반을 평가하는 별도의 인증제가 존재해 KS 인증을 따로 받을 이유가 없다는 반응이다. 


반면 인증을 획득하는데 드는 비용과 노력은 부담스럽다. 한국표준협회 등 심사기관에 신청서를 제출하면 이틀간 사업장 심사와 하루의 서비스 심사를 마치고 인증서를 받기까지 40여일이 소요된다.

분야 당 50만원의 신청비를 비롯 각종 심사비와 심사에 필요한 일비, 숙박비, 식비, 교통비 일체를 업체에서 모두 부담한다. 모두 400만원에 가까운 비용이다. 산업표준화법시행규칙운용요강에 따라 서비스 품질 유지를 확인하기 위해 실시되는 정기심사에서도 같은 액수의 수수료를 지불해야 한다.

제품인증의 경우 3년마다 정기심사를 받는 반면 서비스 인증은 1년마다 이뤄진다. 서비스업의 특성 상 품질이 쉽게 변할 수 있기 때문이지만 제품인증에 비해 혜택이 적은 것을 감안한다면 수수료 등에서 차등을 둬야 한다는 지적이다.

why3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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