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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복권 매출 또 한번 ‘한도 초과’…한탕주의 우려
[헤럴드경제=서경원 기자]복권이 경기 침체의 영향으로 불티나게 팔려나가고 있다. 지난해에 이어 정부가 설정한 매출 한도액을 2년 연속 초과했다.

17일 기획재정부 복권위원회 등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11월까지 국내 복권 총 판매액은 2조9129억원으로 이미 올해 매출총량 한도 2조8753억원을 넘어섰다. 이 추세라면 복권 소비심리가 커지는 12월까지 판매액은 3조원을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기재부 복권위원회는 최근 관계부처 전체회의에서 올해 복권 매출총량 한도를 3556억원 증액할 것을 요구했다.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사감위)는 이를 거절한 상황이다.

복권을 비롯한 경마, 경륜, 카지노 등 6대 사행산업은 지나친 성장을 막기 위해 매년 매출 총량을 설정한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순매출 비중을 OECD 평균인 0.58%수준에서 관리하는 것이 목표다. 매출액이 한도를 넘어서면 이듬해 매출 총량의 한도를 줄이거나 도박중독 치유 등을 위해 사용하는 분담금을 증액하는 등의 벌칙도 있다.

그러나 정부가 복권매출액 관리에 실패해도 분담한 금액이 미미해 정부가 복권 과열을 방조한다는 비판이 이어진다. 작년 매출액도 한도액인 2759억원을 초과한 3조805억원을 기록했지만 기재부가 중독예방치유사업에 낸 분담금은 5억3900만원에 불과하다.

게다가 복권 매출총량제는 앞으로 폐지될 가능성이 있다. 지난달 24일 사감위법 시행령은 업종에 따라 매출 총량을 폐지할 수 있도록 규정했기 때문이다. 중독자가 차지하는 비율이 낮고, 사업자가 매출 총량을 조정하기 어려운 업종은 예외로 삼겠다는 내용으로 경마나 카지노 보다는 복권에 유리한 조항이다.

사감위에 총량기준 준수를 ‘권고’하는 외에 이행을 강제할 수단이 없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시민단체 관계자는 “사행산업의 확산에 경계감을 가져야할 정부가 과열을 방조하는 것은 서민에게 한탕주의 의식을 심어주고 건전한 저축심리를 막는 등 많은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gi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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