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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위크엔드] 내집마련 부담없는 1인 세대…주택 ‘소유의 종말(?)’ 선언하다

자가 소유보다 전·월세 등 임대 선호…주택인식 변화
10년새 월세 5.6% 급증에 자가주택 비중은 오히려 감소

중대형 애물단지 전락…오피스텔·도시형생활주택은 ‘대박’
가계구조변화 감지 못한 건설사들 어려움속 출구찾기 분주



  1인 가구의 증가는 주택 시장의 판도 자체를 바꿔놓을 정도로 큰 파장을 가져오고 있다. 고급스러운 마감으로 무장한 중대형아파트의 몸값은 고꾸라지는 대신 오피스텔과 도시형생활주택이 새로운 거주 형태로 주목받고 있다. 1인 가구의 상당수가 주택 소유보다는 실거주를 선호하다 보니 집값은 정체되고 월세 시장이 급팽창하는 현상도 두드러지고 있다. 심지어 가계 구조 변화를 일찌감치 감지하지 못한 건설사는 시장에서 퇴출당하고 있다.


▶소유보다는 거주, 커지는 월세 시장=1인 가구 대부분이 자가 소유보다는 전세나 월세 등 임대 형태의 거주를 띠는 경우가 많아지면서 임대차 시장의 구조 자체가 변화하는 추세다. 전세 시장이 주류를 이루고, 월세가 이를 뒤따르던 상황에서 월세 임대차 비중이 빠르게 느는 것.

송두한 농협경제연구소 금융연구실장이 최근 발표한 ‘국내 주택 임대시장 변화’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임대(전ㆍ월세) 시장에서 월세가구 비중은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2000년 전체 주택시장에서 28.2%를 차지했던 전세 비중이 2010년 21.7%까지 하락한 반면 월세는 14.8%에서 21.4%로 늘었다고 설명했다.

같은 기간 전체 임대차 시장에서 차지하는 월세 비중도 34.4%에서 49.7%로 급증해 사실상 전세와 월세의 비중이 같아졌다. 월세 비중이 늘면서 상대적으로 전세 가격에 비해 월세 가격이 싸게 책정되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전세가격 대비 월세가격 비율을 의미하는 전월세전환율이 서울의 경우 2000년 연간 12.1%에서 2011년 5월 9.9%(월 0.83%)까지 하락했다.

이 같은 전월세 전환율의 하락에 대해 송 실장은 “월세 가격은 싸지고 전세 가격은 비싸지고 있다는 의미로 임대 시장에서 월세에 대한 선호가 높아지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전ㆍ월세 비중이 증가하는 데 반해 최근 10년간 자가주택비율은 55% 안팎에서 정체되는 모습을 보였다. 한마디로 집을 사지 않은 것이다.

2010년 기준 전체 주택 대비 자가주택 비중은 54.2%였다. 이는 2000년(54.7%)보다도 오히려 감소한 수준이다.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주택은 소유의 개념이 아니라 거주의 수단일 뿐이라는 인식이 빠르게 확산되는 데 따른 결과다.

▶중대형아파트 ‘애물단지’ vs 오피스텔, 도시형생활주택 ‘대박 예감’=지난해와 올해 건설업계의 화두는 소형주택이었다. 장기간의 경기 불황, 베이비부머의 은퇴, 1인 가구의 증가 등 부동산 시장의 구조적 변화 속에 더는 과거처럼 중대형아파트를 팔아 수익을 낼 수 있는 여건이 아니었던 것. 심지어 대형건설사마저도 중소형건설사의 텃밭이던 오피스텔과 도시형생활주택 등 소형주택 시장에 발을 들여놓고 있다.

소형주택 인기의 고공행진 속에 분양 시장에서는 오피스텔과 도시형생활주택이 크게 유행했다. 특히 도시형생활주택은 도입이 겨우 몇 년밖에 되지 않는 상황에서도 20만가구가 넘게 공급되기에 이르렀다. 도시형생활주택은 1~2인 가구 증가로 소형주택 수요가 급증하자 공급을 늘리기 위해 이명박정권 첫해인 2008년 도입됐다. 이는 철저히 1인 가구를 위한 원룸으로 공급됐다.

부동산써브의 집계 결과 2009년 4월부터 2012년 10월까지 도시형생활주택 인허가 물량은 총 20만2376가구로 이 중 84%에 해당하는 17만751건이 원룸형이다. 도시형생활주택과 함께 1인 가구가 대부분 거주하는 오피스텔의 공급량도 지난해 1만9991실, 올해는 이달 중순 현재 3만1918실에 달했다.

이영호 닥터아파트 리서치연구소장은 “늘어나는 1인 가구 수요에 따른 임대수익 기대심리가 높은 만큼 수익형 부동산은 물량이 지속적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에 반해 2000년대 초ㆍ중반 최고의 몸값을 자랑하던 중대형아파트는 애물단지다. 지어놓으면 팔리지도 않아 건설사는 줄줄이 구조조정의 대상이 올라야 했다.

중대형아파트가 집중적으로 공급됐던 경기도 고양시와 용인시는 ‘건설사의 무덤’으로까지 불리기도 했다. 문제는 이 같은 중대형 약세 현상이 앞으로 더욱 심화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최근 발표된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의 ‘가구 구조 변화에 따른 주거 규모 축소 가능성 진단’ 보고서에 따르면 2011년까지 5년간 분양된 전용면적 102㎡(구 38평형) 초과 아파트 수는 25만호에 달한다.

분양 후 2~3년 뒤 입주가 시작되는 점을 감안하면 앞으로 2~3년간 중대형아파트가 계속 쏟아져 나온다는 것. 반면 KB연구소가 예측한 향후 5년간 102㎡ 초과 아파트 수요는 10만호에 그쳐 공급이 수요를 초과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망됐다.

정순식 기자/su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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