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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5만원 공연티켓이 주는 꿈의 가치는 무궁무진” … 꿈을주는 삼성 ‘희망의 문화클럽’
[헤럴드경제=홍승완 기자] 지난 20일 늦은 오후 서울 서교동의 난타 전용관.

모처럼 공연장을 찾은 아이들에게는 벽에 걸린 좌석배치도 조차도 한보따리 이야깃거리가 된다. “난 여기 앉고 OO이는 여기 앉을 테니까, 넌 맨 끝에 구석 자리에 앉아” “왜 니맘대로 해. 난 제일 앞에 여기 앉을 꺼야” 초등학생 두어명이 왁자지껄한 사이 다른 아이들은 극장 벽면에 장식된 냄비를 두드리는 시늉을 한다. “내가 이렇게 두다다다 할테니까 니가 저쪽걸로 쿵짝쿵짝 해봐” 공연은 시작도 안했지만, 들뜬 마음만큼은 감추기 힘들다.

이날 공연장을 찿은 아이들은 경기도 용인의 보라지역아동센터(이하 보라센터) 소속의 어린이 10여명.

삼성이 벌이고 있는 ‘희망의 문화클럽’을 통해 난타 공연에 초청받은 아이들이다. ‘희망의 문화클럽’ 은 삼성이 한국사회복지협의회와 함께 2007년 10월부터 6년간 진행해오고 있는 사회공헌 프로그램. 문화적 혜택을 받기 힘든 장애인이나 소외계층에 뮤지컬, 연극, 전시, 오페라 등 공연관람의 기회를 무료로 제공한다. 이렇게 공연을 관람한 사람의 수가 이달로 5만명을 넘어섰다. 

삼성 사회공헌 난타공연                                                                                                       김명섭 기자 msiron@heraldcorp.com

보라센터의 아이들도 한부모가정이나 차상위계층 가정의 흔히 말하는 ‘취약계층’의 아이들이다.

하지만 아이들의 표정에선 어떤 ‘어려움’, 수혜자로써의 ‘부끄러움’ 도 찿아볼 수 없다. 아이들을 인솔한 정호숙 생활복지사가 살짝 귀뜸한다. “공연을 볼 기회가 없는 아이들이라 1주일 전부터 많이 설레들 했다. 아이들은 왜 공연에 초대되었는지 모른다. 삼성의 자원봉사 ‘선생님’들이랑 함께 놀러온 건줄 안다”

‘희망의 문화클럽’은 삼성직원들이 지속적으로 활동하고 있는 4090여개 지속봉사처를 중심으로 월별테마에 맞에 공연 초청자를 선정한다. 보라센터 역시 삼성전자 기흥사업장의 시스템LSI 영업지원부서와 지속적으로 관계를 맺고 있다. 36명의 영업지원부 사람들이 일주일에 두번 두명씩 돌아가면서 몇년간 센터를 찿다보니, 삼성 ‘선생님’을 대하는 데 아이들도 꺼리낌이 없다.

‘희망의 문화클럽’은 막연한 공연보여주기에 멈추지 않는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팔고 남은 표가 아니라 신청자들이 보고 싶어하는 공연을 선택해 R석이상의 자리에서 제대로 감상할 수 있게 한다. 관람 전에는 문화예술 전문 강사를 초빙해 공연의 내용, 공연장의 에티켓 등을 배우는 시간을 갖고, 공연후에는 감상을 서로 공유하는 시간도 갖는다. 

서울 서교동 난타전용관을 찾은 용인 보라지역 아동센터 어린이들이 공연장에 입장하고 있다. 
                                                                                                                                                    김명섭 기자/msiron@heraldcorp.com

적게는 1만원 많게는 5만원의 공연티켓 한장이지만 그 효과는 예상보다 크다. 새로운 것을 보고 듣고 느끼는 경험은 장애인과 아이들에게 값지게 남는다. 꿈꾸고 도전하고 노력해보려는 계기가 된다. 사회공헌센터의 김효원씨는 “공연 한번 보고 나면 아이들 마음속의 빗장이 풀리는 것이 눈에 보인다. 드로잉쇼를 보고 그림공부를 시작한 학생도 있고, 흔히 말하는 문제아 청소년들이 공연 몇번 보고서는 사람들 많은데서는 매너좀 지키자고 서로 다그치기도 한다”고 말한다.

김 씨는 “기업들의 사회공헌 활동이 생필품을 주거나 장학사업을 하는 1차적 지원에 머물러 있는게 현실이지만 ‘희망의 문화클럽’은 마음과 감성과 꿈을 지원하는 2차적 지원이라는 점에서 특별하다”면서 “어려운 환경속에서도 꿈을 가진 음악가, 미술가 혹은 훌륭한 사회인이 나오는 씨를 뿌리는 의미있는 활동”이라고 평가했다.

홍승완 기자/sw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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