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하남현 기자] 지난해 금융기관에서 돈을 빌린 가구 중 60%가량이 원리금 상환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이 지난해 12월 전국 2119개 도시 가구를 대상으로 조사해 25일 발표한 ‘2012년 가계금융ㆍ복지조사(부가조사)’ 에 따르면 금융기관 대출을 받은 가구는 전체의 57.1%로 전년 54.0%보다 3.1%포인트 증가했다.

대출용도는 거주주택 마련이 34.3%로 가장 많았고 이어 생활자금 25.4%, 전월세보증금 12.6%, 사업자금 12.2% 등이었다. 주택 관련 대출이 절반에 가까운 46.9%다.

지난해 은행에 신규대출 또는 만기연장대출을 신청한 가구는 전체의 30.0%였다. 이 가운데 23.0%는 대출신청액 일부만 받았고, 2.4%는 아예 받지 못했다.

은행에서 원하는 만큼 돈을 빌리지 못한 이유로는 ‘낮은 소득수준’이 35.7%로 가장 높았고 담보부족(33.7%), 신용상태(17.3%) 등 순이었다.

은행 대출이 모자라는 가구 가운데 45.4%는 상호저축은행이나 신협, 새마을금고, 상호금융, 보험사, 대부업체 등에서, 25.5%는 지인 등에게서 부족자금을 융통했다.

대출 원리금 상환액이 가계 총수입의 40% 이상을 차지하는 과다부채가구는 부채보유 가구의 13.1%, 전체 가구의 7.7%다.

지난 2009년 조사에선 과다부채 가구가 부채보유 가구의 14.5%, 2010년 조사에선 17.6%였으며 2011년엔 조사하지 않았다.

부채 가구의 18.0%는 지난해에 원리금을 제때에 갚지 못한 전력이 있었다. 4회 이상 연체 가구도 4.7%나 됐다.

58.9%는 지난해에 원리금 상환으로 생계에 어려움이 있었다고 응답했다. 62.3%는 원리금 상황에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고 답해 가계부채 문제가 악화할 것임을 시사했다.

지난해에 보유 부동산 가격이 내렸다고 응답한 가구는 34.7%였으며 이중 크게 하락했다고 답한 가구도 8.2%에 달했다.

올랐다고 답한 가구는 24.4%(크게 상승 5.1%)에 그쳤다.

1년 후 부동산 가격을 묻는 항목에서는 54.0%가 ‘현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하락 전망도 28.1%나 됐고 상승 전망은 17.9%에 그쳤다.

무주택자 가운데 향후 내 집 마련이 가능할 것이라는 응답은 67.0%다. 내집 마련 소요기간은 5년 이내가 26.9%로 가장 많았다. 이어 5~10년 미만 26.2%, 10~15년 미만 7.7%, 15~20년 미만 3.9%, 20~30년 미만 2.4% 순이었다.

내 집 마련이 불가능할 것이라는 가구는 지난해(29.8%)보다 3.2% 포인트 늘어난 33.0%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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