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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진해운, 대형선으로 경쟁력 높인다
규모의 경제, 연료 효율성 향상, 탄소 소모량 감소 등 이점



[헤럴드경제=김현경 기자] 지난 12일 부산 한진해운 신항만은 1만3102TEU급 초대형 선박인 ‘한진유럽호’를 맞이하느라 분주했다. 중국 신강에서 부산으로 들어와 내릴 짐은 내리고 실을 짐은 실은 후 상하이로 떠날 채비를 하는 중이었다.

한진유럽호는 길이가 366m로 미국 엠파이어스테이트빌딩 높이(380m)에 맞먹고 폭은 48.2m 높이는 29.85m에 달해 국내 해운사가 보유한 선박 중 가장 크다. 한진해운은 20피트(약 6m) 컨테이너를 1만3102개나 실을 수 있는 이 대형선을 5척이나 보유하고 있다.

1000억원이 넘는 고가 선박이지만 한진해운은 이를 더 늘릴 계획이다. 한진해운 관계자는 “한진유럽호와 같은 1만3100TEU급 선박 4척을 오는 5월까지 추가로 인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추가 인도 선박 역시 한진유럽호와 같이 아시아-유럽 구간을 운행하게 된다.

물동량 감소와 선박 공급 과잉으로 해운 경기가 침체됐음에도 거액을 투자해 대형선을 구입하는 것은 규모의 경제와 탄소 소모량 감소 등 여러 이점이 있기 때문이다. 대형선은 중ㆍ소형선보다 많은 컨테이너를 보다 저렴한 연료비로 운반할 수 있어 효율성이 높다. 또 상대적으로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낮아 각종 환경 규제를 통과할 수 있다. 특히 한진유럽호는 저유황유 탱크 이중 선체 구조를 적용해 연료비 절감과 친환경을 꾀했다.

 
 부산 한진해운 신항만의 크레인 작업 풍경. 한진해운 신항만은 수평 야드 자동화 시스템을 도입해 작업 효율을 높이고 있다.

이같은 이점 때문에 대형선은 해운업계의 트렌드가 되고 있다. 세계 해운업계 1위 머스크(Maersk)는 역대 최대 규모인 1만8000TEU급 컨테이너선 10척을 오는 7월부터 2015년까지 인도할 예정이다. 캐나다 해운사 시스판(Seaspan)도 1만4000TEU급 컨테이너선 5척을 2015년부터 차례로 인도한다. 중동 UASC 또한 1만8000TEU급 5척과 1만4000TEU급 5척을 발주할 것으로 알려졌다.

단 올해 세계 선박 공급량이 1650만TEU에 달하고 10%에 해당하는 160만TEU의 선박이 추가로 인도될 것으로 전망돼 대형선의 수익성 확보가 관건이다. 한진해운 관계자는 “유럽 시장의 수요는 올해도 여전히 회복되기 어렵겠지만 미국 시장은 상대적으로 나을 것으로 보인다”며 “중국이나 동남아 시장이 새로운 수익원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상운(49) 한진유럽호 선장은 “정시 운항으로 연료비, 항만 이용료 등 추가 비용 발생을 없애고 감속 운행으로 연료 효율을 높여 수익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pin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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