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기정 민주통합당 의원이 오는 5월 4일 전당대회에서 당대표 출마를 선언했다. 이용섭 의원에 이어 두번째다.
강 의원은 20일 국회 의원회관 세미나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위기에 처한 민주통합당의 당 대표 경선에 출마한 저는 무거운 마음과 진심어린 반성에서 시작하고자 한다”며 “이번 대선에서 민주당은 경제민주화, 보편적 복지, 한반도 평화와 같은 보편적 가치와 시대정신을 움켜쥐고 나섰지만 자강하고 준비된 민주당으로 거듭나지 못한 채 패배하고 말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민주당 희망의 씨앗은 지금 보다 훨씬 더 강한 리더십, 합리적 견제에 있다”며 “이를 위해 무엇보다 지도체제부터 안정된 민주당이어야 하며 합리적 견제가 가능하도록 당내 3권 분립(집행·대의·사법)에 의한 견제와 균형의 원리가 작동하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어 강 의원은 변화된 민주당의 모습을 ‘3세대 분권형 혁신정당’으로 규정했다. 구체적인 실천 방안으로는 ▲당원이 주인으로 자리하되 지역 시민과 협동하는 정당 ▲생활정치포럼을 구성해 지역사회 아젠더와 정치 캠페인을 전개하는 주체 ▲민주정책연구원의 정책네트워크 허브화 ▲권역별 최고위원 선출 등을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그는 “대선 과정에서 ‘안철수 현상’으로 나타난 새 정치에 대한 열망을 민주당의 혁신으로 끌어안아야 한다”며 “오늘 저의 도전이 그 첫걸음”이라고 말했다. “소신껏 혁신하고 혁신의 결과는 신임투표로 평가받겠다”고 강조했다.
이로써 민주당 당대표 출마를 선언한 인사는 이용섭 의원과 강 의원을 포함해 모두 2명이 됐다. 출마를 기정사실화한 비주류 계열 김한길 의원이 출마 선언 시기를 두고 고심중이고, 신계륜ㆍ추미애ㆍ이목희 의원 등은 출마 여부를 두고 장고중이다.
문제는 강 의원이 불과 하루 전 ‘486 탈계파 선언’을 했던 인사라는 점이다. 물론 강 의원은 출마 시기와 관련 “정부조직개편안 처리 후”라고 밝혀, 지난 17일 이후 언제든 출마 선언 가능성은 열려있는 상태였다. 그러나 불과 하루전 강 의원은 ‘486 진보행동의 반성과 미래’ 토론회에 참여해 우상호 의원 등 486 인사들과 함께 계파 청산을 강조했다. ‘탈계파 선언’ 이튿날 ‘출마 선언’을 한 것이다.
강 의원은 1985년 전남대학교 삼민투위원장으로 있으면서 미문화원 점거 사건으로 투옥됐던 호남계 486 의원으로 통칭된다. 일각에선 정세균계로 분류되는 강 의원의 출마로 범주류의 유력 주자가 될 것이란 분석도 내놓고 있다.
홍석희기자 hong@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