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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태철 국립생물자원관 과장…9년간 청계산 160회 탐사
[헤럴드경제=안상미 기자]청계산에서 볼 수 있는 야생화와 나무들을 총망라한 식물도감이 나왔다. 청계산에 서식하고 있는 식물의 95% 이상을 담고 있다. 한 사람이 10년 가까이 탐사한 끝에 내놓은 결과물이다. 바로 유태철 환경부 국립생물자원관 국립생태원법인화추진단 과장<사진>이다.

유 과장은 “청계산에는 환경이 비슷한 산지의 2배 수준인 878종의 식물들이 서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며 “중부지역에서 자라는 대부분의 식물들을 확인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유 과장이 청계산을 처음 오른 것은 2004년도였다. 특별한 목적보다 쌓인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서였다. 식물생태학을 전공하고 사무관 특채로 공직에 들어온 이후 전공이 잊혀지는 것에 대한 아쉬움도 있었다. 업무 스트레스와 아쉬움을 모두 해결해준 곳이 청계산이다. 당시엔 사진도 잘 찍을 줄 몰랐다. 매번 혼자 가다보니 사진기를 가지고 다니기 시작했고, 청계산의 식물들을 하나하나 찍은게 지금까지 왔다. 청계산은 흙산이라 관악산 등 서울 근처 다른 산보다 식물이 자라기 좋은 환경이다.

지난 9년간 160회가 넘게 오르내렸다. 식물도감 ‘함께 찾아보는 우리나라 풀과 나무’는 그렇게 나오게 됐다. 하나의 산지에 대해 이런 상세자료가 나온 것은 처음이다.

그는 “최근 외부에서 유입된 종이 상당히 많아지면서 청계산에 원래 살고 있던 자생종이 감소하는 추세”라며 “향후 자생종이 사라질 때를 대비해서라도 서식식물에 대해 정리를 해둬야겠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복원이 필요할 때가 오면 도감을 활용하면 된다. 그의 탐사가 아니었다면 청계산에 서식하리라 생각지도 못했을 식물도 많다. 지금쯤 한창 꽃피고 있는 변산바람꽃이 그렇다. 한라산이나 지리산이면 몰라도 청계산에 있을 것이라고는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꽃이다. 

이미 습지식물은 거의 없어졌다. 처음 청계산에 갈 때만 해도 낮은 습지들이 있었는데 지금은 전원주택이나 식당들이 들어섰다.

도감에 앞서 지난해에는 ‘청계산 야생화’라는 어플리케이션을 만들어 좋은 반응을 얻었다. 식물 사진 뿐 아니라 이름이나 주요 특징으로 검색이 가능하고, 사진을 보고 이름을 맞추는 게임도 할 수 있다.

도감과 앱에 쓰인 사진은 대부분이 유 과장이 탐사중 직접 찍은 사진들이다. 이것도 일부만 사용한 것이다. 총 5만여 장의 사진 중에서 식물의 동정이 명확한 사진들만을 발췌해 전문가들의 검토를 거친 뒤 사용했다.

최근에는 지리산 등 큰 산을 위주로 다녀왔다. 유 과장은 “요즘은 다른 산지에서 새로운 식물들을 보는 즐거움을 누리고 있다”고 전했다.

hu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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