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자영 기자]올해 1분기 카드승인실적 증가율이 2009년 리먼브라더스 사태 직후보다 더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카드 승인금액 증가율은 경기침체와 금융당국의 규제 강화로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23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지난 1분기 카드승인금액은 128조9000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5.1%증가하는데 그쳤다. 이는 리먼사태 직후인 2009년 1분기 5.6%보다도 낮은 수치다. 카드승인금액 증가율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3년간 전 분기에 걸쳐 평균 10%중후반대를 유지했왔지만 올해들어 급격히 줄었다. 2010년 1분기 20.1%의 1/4, 2012년 4분기 10%의 반토막이 났다. 카드를 이용한 소비 활동이 눈에띄게 둔화됐다.
특히 민간소비지출 증가율과 카드승인금액 증가율 격차가 급격히 축소되는 이례적인 현상이 포착됐다. 일반적으로 카드결제 금액은 국내 민간최종소비지출 보다 높은 증가율을 기록해왔다. 소비자들이 현금보다 카드로 소비하는 비중이 점차 증가해왔다는 의미다.
그러나 지난 1분기 카드승인결제 증가율과 민간최종비지출 증가율의 격차는 1.4%포인트로 뚝 떨어졌다. 지난 2006~2012년 간 평균 격차가 9.8%포인트에 달했던 데 비하면 8.4%포인트나 낮은 수치로 기존의 패턴과 다른 양상을 보여준다. 1.4%포인트는 여신협회가 처음 통계를 작성한 이래 가장 낮은 수준이다.
여신협회는 신용카드 발급조건 강화, 소득공제 비율 축소, 일시 이용한도 초과 자동승인 폐지 등 신용카드 산업에 대한 규제 강화로 신용카드의 소비 진작 효과가 축소됐다고 해석했다. 소비자들이 카드 사용을 줄이고 있다는 의미로 풀이할 수 있다. 당국의 신용카드 규제와 함께 경기 침체가 원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신용카드보다 체크카드 사용률이 높아지는 것도 같은 맥락선 상에 있다. 지난 3월 신용카드 승인금액은 전년동월대비 4.8% 늘었지만 체크카드는 10.3%증가했다. 전체카드 대비 체크카드의 승인금액 비중도 지난해 15.5%에서 16.5%로 증가했다.
그러나 체크카드의 성장과 함께 평균 결제금액은 줄어들었다. 지난 3월 체크카드 평균 결제금액은 2만7430원으로 전년동월대비 18.9%감소해 결제금액의 소액화가 지속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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