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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빨리빨리 한국식 경영은 최고의 메이크업”
해외기지 확대…이경수 코스맥스 회장의 독특한 경영론
빠른 납기·R&D능력 등 세계적 기업에 어필
코스맥스, 로레알 印尼 이어 美 공장도 인수



“빠른 납기, 유연한 대응, R&D 통한 제품혁신능력 등이 매력인가 봅디다. 이런 ‘한국식 경영’이 세계에서도 통하더군요.”

이경수(67) 코스맥스 회장이 7일 한국식 경영에 대한 예찬론을 폈다.

‘빨리빨리’로 대표되는 성마른 한국인의 기질이 비즈니스와 접목되면서 주문자가 요구하는 빠른 납기일에다 품질력까지 갖춘 제품을 공급하기 때문이다. 거기다 고객이 요구하는 상황별로 유연하게 개발ㆍ생산량을 맞춰주니 좋아하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이다. 여기에 최근엔 ‘한류’까지 가세했다.

이 회장은 “바이어가 이제 한국이라는 나라를 여러 면에서 인정하기 시작했다. 한류는 화장품 시장에서 특히 긍정적인 효과를 내고 있다”고 소개했다. 

코스맥스가 지난달 26일 로레알의 미국 솔론 공장을 인수했다. 인수계약을 체결한 뒤 빈센트 서피코(왼쪽) 로레알 미주 총괄부사장, 이경수(가운데) 코스맥스 회장, 에릭 팍스 로레알 미주 구매담당 부사장이 자리를 같이했다.

이 회장은 인도네시아ㆍ중국ㆍ미국 등 해외법인 순방과 시장조사, 전시회 참가 등으로 1년에 절반가량을 해외에서 보낸다. 화장품 관련, 세계 유명기업의 경영자나 임원은 모두 만난다고 보면 된다. 따라서 화장품업계에서만큼은 그의 평가가 정확하다고 볼 수 있다.

코스맥스는 화장품 연구개발과 생산(ODM) 전문기업이다. 얼굴(상표)은 없지만, 세계 1위 화장품업체인 로레알을 포함해 그에 필적하는 유수 기업에 그들이 요구하는 화장품을 개발해서 생산해준다. 우리가 비싼 값을 치르고 면세점에서 구입하는 유명 화장품 상당수가 국산 완제품이거나 반제품일 가능성이 높다.

한국식 경영이 통했던 것일까. 최근 수년째 미국이 불황에서 허덕이자 로레알이 몸이 달았다.

로레알은 지난 3월 코스맥스에 인도네시아 공장을 넘겨준 데 이어 이번에는 미국 오하이오 주 솔론 공장까지 내줬다. 미국의 화장품 OEM(주문자상표부착) 방식 회사는 불황에다 경쟁력 문제로 잇달아 문을 닫고 있다.

이 회장은 지난달 26일 화장품 공장으로선 대형인 2만9750㎡(9000여평)짜리 솔론 공장 인수계약을 체결하고 돌아왔다. 로레알은 코스맥스에 실제보다 저렴한 가격(70%)에 공장을 넘겨주면서 은행대출까지 알선해준 것으로 알려졌다.

로레알은 세계적으로 2만3000여개 회사와 생산ㆍ개발ㆍ마케팅에서 협력하고 있다. 이 중 생산과 개발만 떼놓고 보면 로레알이 신뢰하는 회사는 3곳에 불과하다. 이 중 동남아 수준의 비용으로 세계 최고 품질의 화장품을 생산해줄 수 있는 회사는 코스맥스가 유일하다는 것이다.

이 회장은 “이번 인수도 로레알이 먼저 좋은 조건을 제시하며 제안했고, 협의과정에서 당사의 의견을 주로 반영해줬다”며 “향후 개발과 생산에서 미래지향적인 협력관계를 지속하기로 약속했다”고 전했다.

이번 미국 공장 인수는 국내 화장품업계 첫 사례로, 미주 시장에 진출하는 국내 브랜드업체에도 도움이 될 전망이다.

코스맥스는 솔론 공장 설비보완을 거쳐 올해 말부터 파우더 제품에 이어 스킨케어, 메이크업 전 제품을 본격적으로 생산할 계획이다. 이제 코스맥스의 해외 공장은 중국 상하이와 광저우,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 이어 미국 솔론까지 4개로 늘어났다.

이 회장은 “MADE IN KOREA 제품은 앞으로 럭셔리 브랜드로 갈 수 있을 것”이라며 “2017년에는 세계 1위 화장품 ODM 기업으로 성장하고 2022년에는 1조4000억원 이상 매출을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조문술 기자/freihei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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