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값만 싸면 그만’이라는 과거의 인식은 사라진 지 오래. 이제 경차 시장은 가격뿐 아니라 성능, 디자인, 공간, 연비, 첨단사양 등에서도 경쟁이 뜨겁다. 비슷비슷할 것 같은 경차 시장, 과연 모델별로 어떤 차이가 있을까? ‘삼국지’의 주인공, 모닝ㆍ스파크ㆍ레이를 가격에서부터 옵션 등까지 현미경으로 들여다봤다.
자동차를 구입하는 데 있어 가장 먼저 고려하는 건 바로 판매가격. 특히 저렴한 차를 원하는 경차 시장에선 판매가격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하지만 한 가지 간과해선 안 될 점은 해당 가격에 옵션이 어떻게 구성돼 있는가이다. 무조건 저렴하다고 좋은 게 아니라, 필요한 옵션이 어떻게 갖춰져 있는가까지 따져봐야 한다.
모닝은 최저가 908만원(스마트, 이하 수동변속기 기준)에서 최고가 1318만원(럭셔리)로 판매 중이며 레이는 1245만원(디럭스)에서 1620만원(프레스티지), 스파크(이하 2014년형)는 908만원(L)에서 1169만원(LT), 신규 추가된 고성능 버전인 스파크S는 1281만원(LS)과 1373만원(LT) 등 두 가지 사양으로 판매된다. 최저 가격만 본다면 모닝과 스파크의 가격이 같고, 레이는 이보다 300만원 가량 비싸다.
단 옵션을 따져보면 상황은 조금 달라진다. 스파크와 모닝 모두 수동변속기 기준 가격으로, 자동변속기를 선택하면 각각 130만원, 125만원을 추가해야 한다. 자동변속기를 원하는 고객이 많다는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최저가격은 스파크와 모닝 각각 1038만원, 1033만원인 셈이다.
옵션에서도 모델마다 조금씩 차이가 있다. 우선 모닝과 스파크의 최저가 모델을 비교해보면, 앞좌석 파워윈도우나 매뉴얼 에어컨, 속도감응형 자동문 잠금장치, ABS, 직물시트, 6대4 폴딩시트, 유아용 시트 고정장치 등 내ㆍ외장으로 인기가 높은 사양은 공통으로 적용돼 있다.
스파크는 충격감지 도어잠금 해제 장치, 뒷유리 열선, 뒷면 와이퍼 등의 사양이 기본으로 들어가 있다는 게 차별화된 옵션이다. 모닝은 운전자, 동승자, 사이드 에어백만 제공하는 스파크에서 커튼 에어백까지 추가로 기본 제공한다는 게 장점이다.
레이는 모닝, 스파크보다 옵션이 한층 풍성하다. 이들 모델에서 제공하는 기본 사양을 대부분 갖추고 있으면서 경사로 밀림방지장치, 전륜ㆍ후륜 디스크 브레이크, 경제운전 안내시스템, 1ㆍ2열 파워인도우, 스페어 타이어, 무선도어 리모컨키 등을 갖췄다. 기본가격에선 레이가 비싸지만, 자동변속기와 옵션 등을 고려하면 가격 차가 한층 좁혀진다.
가장 비싼 사양으론 스파크S와 모닝 럭셔리가 각각 1373만원, 1318만원으로 비슷하다. 레이는 1620만원으로 이 역시 300만원 가량 비싸다. 모닝 럭셔리는 카파 1.0 가솔린 엔진에 무단변속기를 장착했으며, 알로이 휠, 전동 조절과 열 기능까지 포함된 사이드 미러, 급제동 경보 시스템, 후방 주차 보조 시스템, 블루투스 등을 기본 사양으로 적용했다.
스파크S LT는 1.0 젠2 엔진에 차세대 무단변속기를 장착했고, 알로이 휠, LED 사이드 미러, 인조 가죽 시트, 6개 스피커, 속도조절 와이퍼, 오토 해드램프 등의 사양을 더했다. 레이는 스티어링 휠 열선, 잔광식 룸램프, 1열 열선 시트, 후방카메라 등을 갖췄다.
성능은 모닝이 최고출력 82마력, 최대 토크 9.6㎏ㆍm를 갖췄다. 레이는 최고출력 78마력, 최대토크 9.6㎏ㆍm이다. 레이 터보는106마력에 14㎏ㆍm까지 향상된다. 스파크S는 최고출력 75마력, 최대토크 9.6㎏ㆍm이다. 최고출력이나 최대토크 등에선 세 모델 중 모닝이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가솔린 자동변속기 기준으로 연비는 모닝이 15.2㎞/ℓ, 레이가 13.5㎞/ℓ, 스파크S가 15.3㎞/ℓ이다. 스파크S가 가장 높고, 레이가 가장 떨어진다. 일반 스파크 가솔린 모델(14.8㎞/ℓ)과 비교하면 모닝이 좀 더 높다.
디자인에선 우선 레이가 눈에 띈다. 넓은 시야를 제공하는 전면 유리창과 2열 슬라이딩 도어 등으로 박스카의 형태를 구현했다. 개방감을 높이고, 승ㆍ하차 시 편의성을 강조한 게 특징이다.
모닝은 유럽 스타일을 강조한 디자인이다. 기아자동차의 페밀리룩을 적용했으며, 모닝만을 위해 특별 디자인된 14인치, 15인치 휠을 갖췄다. 스파크는 국내 최초로 핑크색을 차량에 적용해 인기를 끌었다. 모터사이클에서 영향을 받은 미터 클러스터, 강렬한 외관 디자인으로 젊은 남성층을 적극 공략하는 디자인을 갖췄다.
올해 판매량에서 모닝이 선두를 달리고 있는 가운데, 스파크가 14일 2014년형 모델과 스파크S 출시로 새롭게 도전장을 내밀었다. 특히 새롭게 도입한 젠2 가솔린 엔진과 차세대 무단변속기 C-TECH를 적용해 성능을 한층 끌어올렸다. 이 변속기는 세계적인 자동차용 변속기 전문업체, 일본 자트코사의 제품이다. 한국지엠 관계자는 “경차도 무조건 싸기만 한 시대는 지났다”며 “다양한 고객 수요를 충족시킬수 있도록 다양한 성능을 구현하려 한다”고 전했다.
dlcw@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