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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쌍용차 국산 첫 4륜 구동 ‘체어맨W’, 자존심 되찾을까
[헤럴드경제=김대연 기자]체어맨W은 쌍용자동차의 자존심이다. 차량에 조립팀장, 제조QC팀장의 서명까지 날인 할 정도다. 사실 체어맨은 쌍용차가 지난 1993년 ‘무쏘’가 공전의 히트를 기록하자 그 자신감을 바탕으로 자금력과 기술력을 쏟아 부어 1997년 10월에 출시한 차량이다. 탄탄한 기본기와 높은 품질을 바탕으로 2000년대 중후반까지 성공한 벤처 사업가들이 주로 찾았다.

하지만 당시는 외환위기가 짖누르던 상황. 막대한 투자 등은 결국 부채로 돌아왔고 이후 쌍용차는 수차례 주인이 바뀌는 아픔을 맛 봤다. 쌍용차로선 애증이 교차할 수 밖에 없는 모델이다. 특히 수입차의 약진과 경쟁사 현대차 에쿠스, 제네시스 등의 선전에 밀리면서 결국 판매량 마저 급감했다.

그러나 최근 쌍용차는 플래그십 모델 체어맨 W 서밋(Summit: 최고의 위상, 최상의 품격)과 BOW Edition 모델 출시를 계기로 체어맨의 부활을 꿈꾸고 있다. 코란도C와 코란도 스포츠, 렉스턴W, 코란도 투리스모가 이어온 최근의 성공을 쌍용차의 ‘자존심’인 체어맨까지 연장하겠다는 것이다.

시승차는 체어맨 W CW 700 4Tronic BOW Edition. 국내 세단 중 유일하게 사륜구동을 채택한 차량에 스코틀랜드 Bridge of Weir(BOW)사의 최고급 가죽시트로 마무리했다. 가격도 무려 8543만원에 이른다. 


첫 인상은 벤츠 S클래스를 연상케 했다. 헤드램프가 더욱 강렬해 지고 라이에이터 그릴의 세련미가 더해지면서 한층 중후해진 탓이다. 체어맨 W 리무진 베이스의 체어맨 W 서밋과 달리 이 차량은 일반 세단을 기반으로 해 차체 크기도 부담스럽지 않았다.

내부 인테리어는 2열 VVIP 공간을 안락함과 독립성을 강화한 고품격의 2인승 시트로 업그레이드한 것이 특징이다. 무릎 공간이 넓고 좌석 자체가 여유가 있어 휴식은 물론 탑승 중에 어느 정도의 업무까지 무리없이 가능하다. 서밋의 경우엔 전동식 확장형 3단 레그레스트와 풋레스트, 헤드레스트 필로우까지 적용돼 항공기 일등석과 별 차이가 없다.

클러스터는 컬러 LCD를 사용해 시인성이 우수했다. 각종 알림음을 통해 차량의 상태도 알려줬다. 시동을 걸어도 차는 조용했다. 가속 패달을 밟자 차는 미끄러지듯 앞으로 나갔다. 가속 패달은 부드러웠으나 가속력 자체는 탄력이 있었다. 4륜 구동의 특성 때문인지 주행은 도로를 쥐고 달리는 듯한 안정감을 보였고, 코너링 역시 정확했다. 서스펜션(현가장치)은 탑승자가 노면 충격을 느끼지 않도록 최대한 부드럽게 세팅돼 있었다. 


물론 쌍용차가 좀더 투자를 했었으면 하는 대목도 있었다. BOW사의 가죽 인테리어를 사용했으나 운전석 앞 대시 보드 등은 마감이 경쟁사의 플래그십 세단에 비해 다소 투박했다. 클러스터 역시 시인성은 개선 됐으나 크기가 작아 제공하는 정보량이 많지 않았다. 메탈, 우드, 가죽 소재를 사용해 멋을 냈음에도 불구하고 종합적으로 어우러지는 정돈된 느낌은 덜했다.

하지만 마감 부분의 세련미를 제외하고는 특별히 흠 잡을 게 없었다. 적지 않은 가격이지만 8000만원대 중반에 하만카돈 프리미엄 스피커 시스템을 비롯해 각종 사양을 대거 적용하고, 이 만한 승차감을 갖춘 차량은 사실 많지 않다. 수입 고급 세단의 경우 가격 플래그십 차량의 가격 자체도 훨씬 비싸지만 조금만 급가속, 급커브를 해도 뒷좌석 탑승자가 힘들어 하는 것이 사실이다. 국산은 아직 체어맨 W를 제외하고는 4륜 구동 세단이 없다. 연비를 따지는 차량은 아니나 1리터에 6.5㎞를 달렸다.

쌍용차는 그동안 ‘애증의 차량’ 체어맨에 대한 투자를 많이 하지 못했다. 그러나 이번 신규 트림 및 한정판 출시로 변화의 시작을 알렸다. 최근 판매량 상승과 함께 부활하고 있는 쌍용차가 이번엔 ‘성공한 사업가의 차’라는 과거 체어맨의 명성을 되찾는 작업에 착수했다.

sonamu@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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