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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카이스트 연구팀, 그래핀 이용 초고강도 신소재 개발
구리 500배ㆍ니켈 180배 강화시킨 복합 신소재 개발

“자동차ㆍ우주항공용 초경량 초고강도 부품 등 활용”



[헤럴드경제=신상윤 기자]순수 금속의 강도를 수백배 높인 슈퍼 신소재를 만드는 기술을 국내 연구진이 개발했다. 향후 자동차나 우주항공용 초경량ㆍ초고강도 부품에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카이스트(KAISTㆍ한국과학기술원)는 EEWS 대학원의 한승민ㆍ정유성 교수, 신소재공학과의 전석우 교수로 꾸려진 공동 연구팀이 그래핀을 구리와 니켈에 층간 삽입해 순수 소재보다 강도를 각각 500배, 180배 높인 초고강도 나노복합소재를 개발했다고 3일 밝혔다.

그래핀은 강철보다 200배 이상 강하면서도 신축성이 뛰어나고 잘 휘어지는 기계적 특성이 있다. 이 성질을 이용해 최근 미국 육군 국방기술연구소(U.S. Army Armaments Research, Development and Engineering Center)에서는 그래핀 조각을 금속에 혼합한 복합 신소재를 개발했으나 강도를 획기적으로 높이지는 못했다.

카이스트 연구팀은 강도 증가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금속과 그래핀을 샌드위치처럼 층상 구조물의 형태로 만들었다. 연구팀은 화학기상 증착법을 이용해 구리 호일을 촉매로 한 단 원자층 그래핀을 금속이 증착된 기판에 옮긴 다음 금속 증착을 반복해 세계 최초로 단원자 그래핀을 포함하는 금속-그래핀 다중층 복합소재를 제작하는 데 성공했다.


개발된 소재를 이용해 연구팀은 투과전자현미경 내에서의 미세 압축 실험과 분자동역학 시뮬레이션을 통해 강도 강화효과와 그래핀 경계면에서의 전위 거동을 원자 수준에서 밝혔다.

금속-그래핀 다중층 복합소재는 단원자 그래핀의 뛰어난 기계적 특성으로 인해 외부의 손상으로 생기는 결함이 내부로 전파되는 것을 효과적으로 차단했다. 이에 따라 기존의 금속-금속 다중층이 갖는 특성을 크게 뛰어넘는 초고강도 효과를 나타냈다.

구리-그래핀 다중층 물질에서는 층간 간격 70nm(나노미터) 일 때 순수 구리의 500배(1.5GPaㆍGPa는 1㎡당 1000톤의 압력을 견딜 수 있는 단위), 니켈-그래핀 다중층 물질의 경우에는 층간 간격이 100nm 일 때 순수 니켈의 180배(4.0GPa)에 달하는 강도를 나타냈다.

이와 함께 금속 층의 두께에 따라 강도의 제어가 가능함을 입증했다. 다중층 구조에서는 층간 거리가 줄어들수록 전위가 다른 층으로 움직이는 것이 어려워 강도가 증가하는 특성을 보였다.

이번 연구를 주도한 한 교수는 “개발한 복합 신소재에서 그래핀의 질량비율은 0.0004%에 불과하지만 강도가 수백배 강화되는 놀라운 결과를 얻었다”고 말했다.


이어 “이 성과를 바탕으로 롤투롤(roll-to-roll) 공정이나 금속소결 공정을 통해 양산에 성공한다면 자동차나 우주항공용 초경량 초고강도 부품을 제작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 소재는 차세대 원자로 구조재의 코팅재료나 고신뢰성이 요구되는 구조소재 적용 등 고부가가치 사업으로 응용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는 나노분야의 권위 있는 학술지이자 ‘네이처’ 자매지인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 지난 2일자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글로벌프론티어 사업과 KAIST EEWS·KINC 사업, KISTI 슈퍼컴퓨터 자원을 지원받아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 미국의 스탠포드대, 콜럼비아대와 공동연구로 수행됐다.

ke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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