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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위크엔드>힐링, 에듀, 패밀리, 전ㆍ월세형... 아파트 평면전쟁 ‘애견방’까지 등장
[헤럴드경제=백웅기 기자]‘더 넓게, 더 편리하게, 더 효율적으로’

최근 아파트 분양시장은 가히 새로운 평면들의 전시장으로 불릴 만하다. 똑같은 면적을 어떻게 하면 까다롭고 다양한 고객의 눈높이에 맞추느냐를 두고 전쟁을 벌이고 있는 것이다. “불황 속에서 눈길을 조금이라도 더 끌기 위해선 튀어야 산다.” 건설사들이 끊임없이 신(新)평면 개발에 몰두하는 이유다.

그런가 하면 단지내 동 배치에 있어 ‘판상형’이 다시 인기몰이하며 과거로 회귀하는 듯한 인상도 짙어졌다. 채광이나 통풍, 관리에 있어 ‘타워형’보다 편리하다는 이유로 전형적인 아파트 외형을 찾는 이들도 부쩍 늘어났다. 시장에서 ‘결국 선택은 소비자의 몫’이라는 게 역시 금언(金言)이다.

▶‘강아지방’ 정도 있어줘야 진정한 ‘고객맞춤’의 완성 = 지난달 수도권 분양시장에 일대 ‘붐’을 일으켰던 위례신도시에 분양되는 아파트 단지들은 저마다 다양한 평면으로 눈길을 끌었다.

A2-12블록의 ‘위례신도시 힐스테이트’의 경우 고객 라이프스타일에 따라 다양한 형태로 변신이 가능한 평면 설계를 선보였다. 면적이 같아도 내부구조에 변화를 통해 다양한 조합으로 새로운 공간을 만든 것이다. 면적형은 전용 99㎡, 110㎡ 2가지에 불과했지만 가족 구성원이나 취향에 따른 선택지는 무려 45가지에 달해 많은 관심을 받았다.

일반 확장형과 비확장형의 경우 일반적 형태로 기본적 주거기능을 강화한 모습이었다면, 패밀리 라이프형의 경우 3세대 거주형으로 세대간 독립된 주거공간 확보가 가능한 세대분리형 평면이었다. 힐링 라이프형은 중년부부와 성인자녀로 구성된 3인 가족을 공략대상으로 삼아, 거실 크기를 넓히고 보다 많은 수납공간을 확보했다. 또 에듀 라이프형의 경우는 4인 가족 중 자녀들이 학생인 세대를 노린 평면으로, 서재형 거실 구성 및 가족식당 등이 조성되고 옵션으로 반려동물 공간까지 선택이 가능하게끔 했다.

분양 관계자는 “수년간 고객들의 다양한 라이프 스타일을 분석해 개인마다 최적화된 평면을 제공하기 위해 처음 선보이는 방식”이라며 “고객 입장에선 가족구성원과 활용 니즈(needs)에 따라 기본형부터 특화 평면까지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물산이 서울 마포구 현석2구역에 공급하는 ‘래미안 마포 웰스트림’엔 ‘수익형 평면’이 투자자들의 환심을 사기도 했다. 아파트 한 채에 별도 출입문을 둬 1~2인이 살기 적합한 공간을 마련해 전ㆍ월세 활용이 가능하게끔 한 것이다. 전용 84㎡에 불과한 중소형 아파트임에도 이 같은 평면을 도입하면서, 원룸ㆍ투룸으로 모두 임대할 수 있어 투자자들이 반색하기도 했다.

대우건설의 ‘송도 아트윈 푸르지오’의 경우 저층 세대에 ‘층단형 설계’를 도입하면서 쾌적함이 더해졌다는 평을 듣기도 했다. 거실 천장고를 높이거나 계단식으로 바닥 높이에 차이를 둠으로써 기준 높이보다 40~45㎝ 정도 높인 것이다. 지상 60층의 초고층 주상복합 아파트로 기존엔 통상 조망권이 좋은 고층이 인기를 끌곤 했지만, 층단형 설계로 저층부도 큰 관심을 받았다는 후문이다.

▶ 실속 차리는 게 현명 = 삼성물산은 지난달 위례신도시 A2-5 블록에서 분양한 ‘래미안 위례신도시’의 모든 세대를 판상형으로 설계해 주목받았다. 2000년대 후반만 해도 서울시와 국토부가 ‘디자인’을 강조하며 성냥갑 아파트를 추방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던 것에 비춰보면 시대에 역행하는 것이라 읽힌다.

하지만 그사이 시대는 또다시 바뀌었다. 판상형을 선택한 건 시대에 역행하는 것이 아니라 순응한 것이었다. 대표적인 타워형 단지인 서울 도곡동의 주상복합 아파트 ‘타워팰리스’의 인기가 예전만 못한 게 현실이다. 최근 ㈜한양이 세종시 1-2생활권 M4블록에서 분양하는 ‘세종 한양수자인 에듀센텀’을, 중흥건설이 경북 구미시 옥계동에 짓는 ‘구미 옥계 중흥S클래스’ 단지 전체를 판상형 디자인으로 설계한 것도 합리적 판단의 산물이다.

판상형이 다시 주목받는 건 한때 뜨거운 인기를 누린 타워형의 단점 탓이다. 크지않은 대지면적에 고층의 건물을 세운 형태의 타워형은 미관이 좋고, 다양한 방향으로 조망이 가능해 다양한 평면 설계도 가능했다. 하지만 건축비가 비싸고, 앞뒤면 발코니 설치가 어려워 통풍이 어렵다는 게 단점으로 지적됐다. 한마디로 실속이 없다는 뜻이다.

이에 반해 판상형은 구조상 각 세대 앞뒤면이 뚫려있어 통풍과 환기에 좋다. 통상 남향으로 배치하기 때문에 채광도 좋은 편이고 공간 활용도 측면에서도 낫다는 평가를 받는다. 앞뒤 발코니 확장을 통해 집을 넓게 쓸 수 있고, 수직증축 리모델링에도 유리하다.

하지만 이 또한 선택의 문제라는 전언이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불황 탓에 판상형을 찾는 수요가 늘긴 했어도 젊은 층의 1~2인 가구나 신혼부부 등은 디자인이나 조망을 많이 따져 타워형을 선호하는 경우도 많다”고 전했다.

kgung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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