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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황금시간, 김용택 등 명사 7인 49색 앤솔러지 ‘세상에게 어쩌면 스스로에게’ 출간
[헤럴드경제=남민 기자] 김용택(시인), 이충걸(지큐 코리아 편집장), 서민(단대 기생충학과 교수), 송호창(국회의원), 박찬일(글 쓰는 요리사), 홍세화(언론인, 사회운동가), 반이정(미술평론가). 각 분야에서 주목할 만한 행보를 보여 온 이 시대 명사 7인이 모여 책 한 권을 냈다.

마음 뭉클해지는 추억과 각별한 인연, 사적인 성찰에서 비판적 담론까지. 특별한 듯하면서도 평범하게 세상과 교감하고 소통하는 ‘일곱 인생’의 면면이 필자마다 7편씩 49편의 에세이에 담겨 있다.

황금시간이 펴낸 에세이집 「세상에게 어쩌면 스스로에게」는 ‘생의 한가운데’에 서 있는 일곱 사람이 각자의 개성과 취향, 활동하고 있는 분야만큼이나 다채로운 ‘지금의 나’를 이야기한다. 한 길을 걸어온 이들의 인생에는 어떤 갈등과 고뇌가 스쳤을까. 눈부신 성취는 어떻게 이들을 찾아왔을까. 7인의 시선은 청청하고, 입담은 담담하면서도 솔직하며 유쾌하다.

‘섬진강 시인’ 김용택은 어떻게 시인이 되었는지, 38년간의 교사 생활을 마치고 ‘강연하고 글을 쓰고 책을 읽고 그림을 보고 영화를 보고 놀며 맘대로 사는’ 지금이 얼마나 행복한지 이야기한다. 가난했던 그 시절의 추억은 여전히 시인을 울컥하게 만들지만.

편집장이면서 소설도 쓰는 이충걸의 글 속에는 무신론자이며 고기를 좋아하는 독서광이 있다. 그는 늘 그래왔듯이, ‘이해 안 되는 동안과 미성숙한 목소리’를 하고서 ‘나노 핀셋처럼 어떤 것이 값지고 어떤 일이 가치 있는지 정교하게 가려낸다.’ 이충걸 식 글쓰기로.

단국대 의대 기생충학과 교수이자 칼럼니스트인 서민은 ‘굴욕의 시절’을 지나 칼럼니스트가 되기까지, 왜 기생충을 전공하게 됐는지, 한국에서 못생긴 외모로, 또는 여자로 산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이야기한다. 풍자와 반전에 웃음이 나지만, 사회를 보는 건강한 시선은 묵직하다. 최근 화제가 됐던 그의 칼럼, ‘윤창중은 그럴 사람이 아니다’를 떠올려 보라.

국회의원 송호창은 ‘새내기 정치활동 1년’이라는 글에서 박원순과 안철수를 도와 서울시장 보궐선거와 대선을 치른 경험, 국회의원 출마를 결심하게 된 배경 등을 이야기한다. 할머니의 치마폭에 누워 세상의 모든 이야기를 듣던 그리운 추억, 그리고 아이를 중학교에 보낸 보통 아버지의 마음도 고백한다.

요리사 박찬일은 자신의 글에 ‘돼지고기’, ‘지방의 맛’, ‘닭 껍질’처럼 간결한 제목을 달고는, 음식은 물론 세상과 인간의 맨얼굴, 추악한 이면까지 걸쭉하게 풀어낸다. 음식에 대한 분명한 철학을 갖고 있는 요리사 박찬일과 글을 기가 막히게 잘 쓰는 글쟁이 박찬일 모두를 만날 수 있다.

언론인이자 사회운동가인 홍세화는 <나는 빠리의 택시운전사>로 ‘어쭙잖게 상징자본까지 꿰차게’되어 귀국과 함께 언론인이 될 수 있었던 ‘운 좋은 사람’의 예의로서 그가 선택한 길을 담담하게 이야기한다. 인생의 변곡점, 초중고대 동창인 전 총리와의 씁쓸한 인연, 그의 첫 멘토 외할아버지 이야기 등 7편의 이야기 속에는 한결 같은 ‘홍세화라는 사람’이 있다.

미술평론가이자 자전거 마니아인 반이정은 미술 비평의 현실, 무소속의 개인으로 살아가는 일, 자전거 사고 이후의 변화 등을 이야기한다. 때로 ‘아주 오래된 개인’다운 엄격함이랄까 고집이 보이지만, 그가 든 이유나 근거들에는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그의 이야기는 문외한인 사람까지 집중하게 만드는 힘이 있다.

누구에게나 적어도 일곱 개쯤은,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지 않을까. 이 책은 이런 전제에 공감한 7인의 명사들이 그린 자화상이자 풍경화다. 마주 앉은 듯 귀를 기울이다 보면, 이들을 좀 더 알게 된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게다가 뜻밖의 고백은 놀랍고, 재발견은 유쾌한 법이니.

김용택 외 지음 ㅣ 황금시간 펴냄 ㅣ 336쪽 ㅣ 13,800원

suntopi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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