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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학벌주의사회 싱글녀의 욕망 · 비애…
모던하트정아은 지음한겨레출판
올해 한겨레문학상 수상작으로 선정된 정아은의 ‘모던 하트’는 30대 중반의 싱글여성을 통해 학력 중심, 대학서열 중심의 우리 사회와 연애ㆍ결혼에 대한 풍속도를 실시간으로 보여준다. 이야기는 헤드헌터계를 중심으로 출신대학이 곧 인생의 낙인이 되는 세태와 서른일곱 살 싱글여성의 연애담이 성글성글하게 엮이면서 허상의 이면을 비춘다.

주인공 김미연은 헤드헌터 3년차다. 헤드헌팅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가늠자는 출신대학. 쟁쟁한 스펙과 경력관리를 통해 신분 상승을 노리는 이들을 하나하나 심판하고 거래하지만 미연 자신은 전문대 출신의 열외인간이다. 더욱이 사내 정치에 어둡고 눈치가 둔한 미연은 영민한 후배들에게도 밀리는 신세다. 그녀에게 두 남자가 있다. 스킨십 없이 만남을 이어가고 있는 태환은 국내 제일의 사립대학 출신. 절대 먼저 연락하는 일이 없는 그가 부르면 미연은 늘 달려간다. 태환이 좋아하는 채식과 클래식 감상을 따라 하기도 한다. 그런 그녀 앞에 전화 한 통만으로 대전에서 서울로 달려오는 흐물이 있다. 지방대를 나와 공사를 다니는 그는 비상용이다. 미연은 결혼의 대오에서 뒤처져 낙오자가 될 것 같은 불안감 속에서 저울질하다 끝내 헛발을 내딛는다. 2000년대 서른 미혼녀들의 흔들리는 심리를 밀도 있게 보여준 정이현의 ‘달콤한 나의 도시’ 이후 그녀들의 모습을 보는 듯하다. 소설에는 헤드헌터로서 일해본 작가 본인의 얘기, 친구들의 연애담이 들어 있다.

문학평론가 권성우 씨는 “늘 커피체인점을 드나들며 수시로 아이패드로 카톡을 하거나 메신저로 대화하는 현대적 일상, 결혼과 이직을 둘러싼 평범한 샐러리맨의 욕망과 비애, 학벌주의와 계급을 둘러싼 정글자본주의의 세태학…. 이처럼 익숙하면서도 쿨한 대도시, 연인과 직장의 풍속도를 유능한 헤드헌터의 시선으로 생생하게 포착했다”고 평가했다.

이윤미 기자/mee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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