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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점프’ 법정관리 초읽기 쇼크...공연관광 10년來 최대 위기
한국 공연관광 2호 ‘점프’ 제작사 예감의 법정관리 위기는 충분히 예상됐던 시나리오여서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이번 점프의 위기는 한류 바람을 타고 외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공연물이 난립한 데다 지난해말 이후 일본인 관광객의 급감, 여기에 여행사의 단가 후려치기까지 3가지 악재가 겹친 때문으로 분석된다. 자금력이 충분하지 않은 소규모 회사로 이뤄진 한국 공연 기획사들의 구조적인 문제와 이들의 무모한 투자 등 과욕까지 겹치면서 공연 및 관광 한류에 먹구름이 잔뜩 끼었다.

‘점프’ 뿐 아니라 ‘난타’ ‘비밥’ ‘미소’ ‘판타지아’ 등 상설 전용관에서 주로 외국인을 관광객으로 대상으로 한 넌버벌 퍼포먼스(비언어극)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관객수 급감을 겪고 있다. 엔저, 한일 관계 경색, 북한 핵안보 위협 등 한국 관광시장을 위협하는 악재가수개월째 이어진데다 지난 10월 중국의 ‘여유법(旅遊法)’ 시행까지 겹치며 이들 공연 제작사는 최악의 경영 위기를 맞고 있다. 


이런 여파로 예감 뿐 아니라 한류 공연의 원조 ‘난타’ 제작사 PMC프로덕션도 한 때 위기설이 돌았다. PMC프로덕션이 지난 9월 임대료가 비싼 서울 삼성동 코엑스아티움에서 사무실과 공연장 임대를 종료하고, 상대적으로 저렴한 대학로의 홍익대 대학로 캠퍼스로 둥지를 옮길 즈음에 PMC프로덕션이 경영난 얘기가 불거졌다. PMC프로덕션의 경영난은 ‘난타’ 보단 올 초 대극장 뮤지컬 ‘아르센 루팡’의 흥행 부진 등 창작뮤지컬 투자 실패의 원인이 크지만, 이 회사 주요 수입원인 ‘난타’의 부진도 무시할 수 없다.

1997년 첫 선보인 ‘난타’는 15년째이던 지난해 전체 관람객 104만명 가운데 82%가 외국인이었다. 하지만 ‘난타’의 초연 이후 거의 매년 증가 일로이던 제1 ‘큰 손’인 일본 관객수가 줄어, 올 상반기 일본 관객은 지난해 동기보다 30% 감소한 것으로 추정된다. 일본 대체 시장으로 간주돼 온 중국 관객은 지난달 ‘여유법’이 발효되면서 급감해 큰 타격을 주었다.

이로 인해 수익성은 악화 일로다. 2006년 5개 뿐이던 비언극 공연은 해마다 증가해 관광용으로 개발한 비언어극이 현재 18개에 달하는 것으로 공연계에선 보고 있다. 관객 수요는 줄어든 반면 공연은 늘어나 반값 할인은 예사였고, 관광과 연계한 투어상품을 기획하는 여행사의 단가 후려치기, 출혈 경쟁이 심해졌다.


오주성 한국공연관광협회 사무국장은 “올해 전체 공연관광 시장의 관객 수가 예년보다 20~30% 감소한 것으로 본다. 여행사가 원가를 절감하려들고, 인바운드 관광객수가 감소하면서 체감 수익성은 훨씬 나쁘다”고 설명했다.

PMC프로덕션, 예감 등 개별업체는 해외에서 직접 공연을 늘리는 등 위기 타개와 새로운 활로를 모색하고 있지만 민간 차원에선 역부족인 측면도 있다. 오 국장은 “시장변화에 공동 대응하고, 업계가 힘을 모아 외래 관광객 유치와 해외 홍보 창구 통합 등 협력 방안을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지숙 기자/js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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