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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년간 베토벤 소나타 전곡 대장정 마무리 김선욱 “직업 정신 생겼다”
피아니스트 김선욱(25ㆍ사진)은 베토벤이 키웠다. 13살이던 2001년 첫 리사이틀에서 베토벤 소나타 7번, 2년 뒤 두번째 리사이틀, 2004년 KBS교향악단과의 협연에서도 그는 베토벤을 골랐다. 2002년 3월29일 LG아트센터에서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전곡 연주의 첫 무대 이후 2년 사이 그는 결혼을 했고, 한층 성숙해졌다. 그 사이 영국 런던심포니 오케스트라 데뷔 무대에서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4번을 쳤고, BBC프롬스 무대에도 올랐다.

오는 21일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전곡 연주 마지막 무대를 앞둔 긴선욱은 “베토벤 전곡 연주를 하기 전만해도 ‘나는 어디에 있나’ 고민이 많았다. 학교를 졸업한 뒤 5년이 됐고, 런던에서 혼자 다 해야했다. 매일 연주에 대한 책임을 져야하고, 부모로부터의 독립, 성장통 비슷한 게 있었다. 그러다 베토벤 소나타 32곡을 하고서 많은 게 달라졌다. 음악하기 정말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고, 32개를 다 할 수 있는 능력이 주어진 게 감사하고, 그 마음이 원동력이 될 거 같다”며 담담하게 말했다.

김선욱은 “직업 정신이 생겼다. 장인으로서 하는 마음이 들었다”며 “예전에는 그냥 ‘잘한다 잘한다’ 하니까 했고, 재밌어 한 거지 음악하기를 잘했다는 생각은 없었다”고 했다.

[사진제공 =LG아트센터]
[사진제공 =LG아트센터]

직업 연주자로서의 확신이 들어서인지 그는 막상 마지막 8회 공연에 앞서선 “떨리지 않는다”고 했다. “앞서 7회는 엄청 떨었어요. 준비한 만큼 해야하는데 그만큼 안될까봐요. 연주 초반엔 덜덜덜 떨다가, 중반 정도 지나면 괜찮아지곤 했어요.”

베토벤 음악 얘기를 할 때 목소리 톤은 한 톤 올라갔다. “베토벤은 신기한 게 있어요. 슈베르트는 마지막 장이 뭔가 부족해요. 1, 2악장의 아름다움에 비해 그냥 나이스하게 끝나는데, 베토벤은 마지막 악장 음표 하나 하나가 긴장감을 놓기 힘들어요. 어떻게 보면 집중하기 너무 힘들고, 연주하고 나면 뿌듯함이 다르죠.”

이번 베토벤 소나타 전곡 마지막 무대는 30번부터 32번까지다. 김선욱은 “마지막 후기 3작품은 형식적으로 특별하고 기술적으로 다양하다. 푸가, 대위법 선율도 많이 나오고, 한 템포로 15분까지 간다던가 한다. 베토벤의 농축액, 에센스”라고 설명하고 “32번 연주할 때는 심장 박동 소리가 계속 끝까지 간다. 너무 아름답지 않냐”며 되물었다.

[사진제공 =LG아트센터]
[사진제공 =LG아트센터]

김선욱은 내년 2월 독일 함부르크에서 작곡가 진은숙의 피아노 협주곡을 연주한다. 이 곡은 도이치그라모폰(DG)에서 녹음할 예정이다. 이어 2014-15년 시즌에 할레 오케스트라와 지휘자 마크 엘더 경과 함께 브람스 피아노 협주곡 1번과 2번을 녹음할 계획이다.

그는 “현대음악을 너무 좋아한다. 음향악적으로 종합적으로 다뤄야하기 때문에 까다롭다. 진은숙 선생님은 악보 어려운 작곡가로 유명한데, 곡이 되게 좋다. 진짜 좋다. 치면서 대단하다고 느껴진다”고 말했다.

한지숙 기자/js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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