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행복은 어디에 있나, 한국의 도교문화 특별전
인간이 꿈꾸는 불로장생(不老長生)과 우화등선(羽化登仙ㆍ신선이 되어 하늘에 오름)은 도교가 꿈꾸는 인간의 이상향이다. 불로장생의 꿈은 지존인 왕과 천한 백성이 따로 없었다. 악을 피하고 복을 누리며 몸의 양생과 무위자연의 수양으로 현세의 행복을 기도하는 도교가 오래전부터 민간신앙에 깊이 자리잡은 건 당연하다.

국립중앙박물관이 10일부터 내년 3월2일까지 선보이는 특별기획전시 ‘한국의 도교 문화-행복으로 가는 길’은 도교 사상이 생활 곳곳에 녹아 우리 문화와 정신의 한 근간을 이루었음을 보여준다.

이번 특별전은 한국의 도교문화 전반을 종합적으로 살핀 대규모 전시로는 처음으로 백제 금동대향로(국보 제 287호), 김홍도의 걸작 ‘군선도’(국보 139호)등 국보 6건7점과 보물 3건 4점을 포함, 고대에서 조선시대까지 총 300여건의 유물이 출품됐다.

‘도교의 신과 의례’, ‘불로불사‘, ’수복강녕‘ 등 세 부분으로 이루어진 이번 전시의 최고의 걸작은 최초로 공개되는 ‘일월오봉도’다. 하늘의 동쪽에는 붉은 해가, 서쪽에는 하얀 달이 떠있고, 골계미가 두드러진 다섯개의 봉우리와 청청한 소나무, 쭉 뻗은 물줄기가 대칭을 이루는 두폭 병풍은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작품이다. 이 일월오봉도는 그동안 박물관 수장고에 있다가 ‘창경궁영건도감의궤'(1834년)를 통해 존재가 확인됐다. “한 칸 크기의 일월오봉도 한 짝을 넣었다“는 기록을 갖고 창경궁의 구조에 일치하는 곳을 찾은 결과, 함인정에 배설된 병풍일 가능성이 제기됐다. 이 일월오봉도는 여타 작품이 20세기 것으로 중국을 통해 들어온 서양 안료를 쓴 것과 달리 천연안료인 석채를 사용했다. 뒷면에는 신선세계의 상징인 복숭아 그림인 해반도도(海蟠桃圖)가 그려져 있다. 이 역시 궁중장식화 중 유일하다.


또 하나의 걸작은 신선 그림에서 탁월한 경지에 오른 김홍도의 ‘군선도’. 활달하고 빠른 필치로 인물의 움직임과 특징을 잡아낸 이 그림은 도교의 상징과 인물, 이상을 담고 있다. 하선고와 영지버섯을 단 남채화, 흰 당나귀를 거꾸로 타고 책을 보는 장과로, 딱딱이 모양 판을 치고 있는 조국구, 대나무 통을 든 한상자, 외뿔소를 타고 ‘도덕경'을 든 노자, 여신 서왕모의 선도 복숭아를 세번씩이나 훔쳐먹어 3천 갑자를 살게 된 동박삭 등이 줄줄이 보인다. 도교의 신 서왕모가 사는 곤륜산은 보옥과 온갖 것이 다 있는 도교의 이상향으로 공예와 회화, 시문에까지 자주 등장하는 상징이다.

퇴계 이황이 직접 쓰고 그린 ‘활인심방’(活人心方)도 흥미롭다. 중국 명나라 주권(朱權)의 ‘구선활인심법’이라는 수련서를 요약한 것으로 주권은 명나라 태조의 아들로 도교에 조예가 깊어 현주도인이라 불렸다. 이황은 이 책의 서문에서 병은 모두 마음에서 비롯한다며 마음 다스리는 치심 또는 수양이 중요함을 강조했다. 이황은 일종의 건강체조라 할 도인법을 직접 그려 매일 실천했다.

이윤미 기자/meelee@heraldcorp.com



(이미지는 김홍도의 ‘군선도'(리움미술관 소장))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