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윤희 기자]국내 연구진이 중성자를 이용한 비파괴 분석을 통해 항공기 제트엔진 내부의 터빈 날개 미세 결함을 확인할 수 있는 기술 개발에 성공했다. 이번 기술은 앞으로 더 정확한 항공기 사고 원인 규명의 실마리를 제공할 예정이다.
한국원자력연구원 중성자과학연구부 심철무 박사팀과 공군 항공기술연구소 황영하 박사팀은 항공기 제트엔진 내 터빈 날개 냉각홀 내부에 존재하는 수십 마이크로(㎛) 단위의 미세 결함을 탐지하는 가돌리늄(Gd)표시-중성자 토모그라피 방법을 개발했다. 이 결과는 미국 비파괴 전문 학술지인 ‘Journal of Nondestructive Evaluation’ 온라인 판에 지난달 16일 발표됐다.
연구팀은 항공기 엔진 주요 부품인 터빈 날개 손상으로 인한 추락사고가 국내외에서 자주 발생하자 근본 원인을 규명하기 위해 2006년 기술교류 합의를 하고 공동연구를 진행해 왔다.
4300회 이상 비행한 국내외 항공기 제트엔진은 터빈 날개에 와전류, 초음파, X선 등의 검사를 거쳐 결함이 발견되지 않으면 합격처리 돼 계속 비행에 사용된다. 그러나 합격처리된 엔진에서도 끊임없이 결함이 보고돼 추락사고의 원인이 되고 있다.
이번 연구는 기술지침서 기준에 따라 합격 처리된 270개 터빈 날개에 대해 Gd 표시-중성자토모그라피 방법을 적용해 진행됐다.
그 결과 연구팀은 와전류 및 X선 검사를 통과한 2단계 72개의 터빈 날개 가운데 10개(13.8%)에서 냉각홀 내부에 집단적으로 10㎛ 크기의 결함 및 이물질 등을 발견했다.
결함 종류를 분석하기 위해 터빈 날개를 절단해 확인했더니 냉각홀 내부 결함 표면에 산소가 30% 이상 존재했다. 열부식에 의한 결함이다.
열부식은 바다에서 불어오는 소금 성분과 연료 내에 존재하는 황 성분이 이온결합해 생성되는 황산나트륨이 산화해 발생한다.
그동안 항공기 부품의 열부식은 탐지 기술에 한계가 있어 표면에 발생하는 것만 보고돼 왔다. 그러나 이번 기술 개발을 통해 앞으로는 냉각홀 내부의 열부식 결함까지 추적할 수 있을 전망이다. 이는 항공기 엔진 터빈날개 내부 부식결함으로 발생하는 항공기 추락 사고를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기대하고 있다.
심철무 박사는 “이번 연구를 통해 항공기 터빈 날개 비파괴검사에 신뢰성을 높여 부식 결함으로 인한 항공기 추락 사고를 상당히 줄일 수 있을 것”이라며 “향후 항공기 정비기술지침서에 Gd 표시-중성자 토모그라피 방법이 추가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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