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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슈퍼리치-이슈]‘벤츠·나이키· 티파니’…슈퍼브랜드 거머쥔 이는 따로 있다?
[특별취재팀=성연진 기자] ‘GE, 맥도날드, 인텔, 나이키, 펩시, 할리 데이비슨’

‘먹고 입고 보고 타는’, 전 세계인의 생활을 움직이는 톱 브랜드다. 놀랍게도 열거한 브랜드들의 최대 주주는 모두 같다. 아침에 일어나 잠자리에 들 때까지 당신의 생활 속 브랜드를 움직이는 슈퍼 투자자인 셈이다.

전 세계인의 하루를 지배한 슈퍼 투자자는 바로 미국의 ‘존 보글(John Bogelㆍ85)’이 세운 투자회사 ‘뱅가드’다. 뱅가드는 올해 글로벌 100대 브랜드 가운데 무려 18개 브랜드의 최대 주주다.

<사진>존 보글

뱅가드는 프린스턴 대학에서 경제학을 전공한 보글이 펀드매니저로 일하던 중 1975년 독립해 세운 회사다. 보글은 세계 최초로 지수를 추종하는 인덱스 펀드를 만들어냈고, 오늘날 뱅가드를 미국에서 가장 큰 자산운용사로 키워냈다. 뱅가드가 운용하는 자산 규모는 3조 달러(한화 3162조원)로 추정된다. 보글의 순자산은 고작 8000만 달러로 ‘빌리어네어’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그의 투자 철학 아래 움직이는 자금 규모를 감안하면 명백한 슈퍼 투자자인 셈이다.

뱅가드가 최대 주주로 있는 18개 브랜드 가운데선 질레트(면도기), 팸퍼스(기저귀), 존슨앤존슨(건강관리제품), 크리넥스(미용티슈) 등 다양한 생활 브랜드가 포함돼있다. 또 JP모간, 씨티 등 금융투자업계 회사들의 최대 주주기도 하다.

▶입김 강한 투자자, 워런 버핏ㆍ칼 아이칸=존 보글과 달리 워런 버핏(Warren Buffettㆍ84)은 슈퍼 투자자일 뿐만 아니라 슈퍼 부호기도 하다. 그는 순자산 671억 달러로 빌 게이츠, 카를로스 슬림 등과 세계 1위 부호를 다투고 있다. 그러나 게이츠나 슬림과는 달리, 버핏은 자신의 회사 버크셔 헤서웨이를 통해 세계 톱 브랜드에 투자를 아낌없이 하고있다. 

<사진>워런 버핏

실제 버크셔 헤서웨이는 코카콜라, IBM,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등 100대 브랜드 가운데서도 ‘톱 30’에 드는 회사의 최대 주주일 뿐아니라, 각 사의 경영방침에 대해 적극적인 의견을 내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최근 9%의 지분을 보유한 코카콜라의 사측이 경영진에 대한 성과급으로 신주 3억4000만주 발행 규모를 지급하려 하자, 반발하고 나서 이를 무산시킨 바 있다.

아이칸 엔터프라이즈(IEP)의 칼 아이칸(Carl Icahnㆍ78) 회장 역시 투자 부호로서 의견을 내는 데 거침이 없다. 기업사냥꾼이란 별칭으로도 불리는 아이칸은 얼마전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IEP가 애플의 주식 5300만주를 보유해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을 것(최대 주주일 것이란 의미)”이라며 “애플이 자사주를 더 많이 사들였으면 한다”고 공개서한을 보냈다.

<사진> 칼 아이칸

또 이베이 이사회의 마트 앤드리슨(43)과 공개적인 말다툼을 해 그를 사임토록 압박했다. 앞서 아이칸은 벤처투자가인 앤드리슨등 2명의 이사가 이베이와 경쟁을 벌이는 업체들에 경영조언을 해주는 등 이해관계 충돌을 일으키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해왔다.

▶통큰 중동 로열패밀리의 브랜드 투자=중동의 오일 왕가들도 슈퍼 브랜드 투자에 빠질 리 없다. 브랜드 순위 10위. 독일의 명품 자동차 회사 메르세데스 벤츠의 최대주주는 쿠웨이트 투자청(이하 KIA)이다. KIA는 벤츠가 속한 다임러 그룹의 지분 6.9%를 보유하고 있다. 1953년 오일달러를 적극적으로 운용하기 위해 만든 KIA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국부펀드로, 운용자금은 3860억 달러에 달한다. 쿠웨이트 석유 수입의 10%가 흘러 들어가는 KIA를 주무르는 이는 사바 알아마드 알자비르 알사바(Sabah Al-Ahmad Al-Jaber Al-Sabahㆍ85) 국왕이다. 왕의 개인자산은 4억 달러로 추정되지만, 그를 왕가의 슈퍼 부호로 일컫는 것은 이 때문이다.

<사진>‘사바 알아마드 알자비르 알사바’ 쿠웨이트 국왕

1980년 생의 ‘젊은 통치자’ 타밈 빈 하마드 알 타니(Tamim bin Hamad Al Thani) 카타르 국왕 역시 개인 자산은 20억 달러에 불과하지만, 카타르투자청(QIA)의 최고경영자(CEO)로서 1150억 달러에 이르는 운용자금을 굴리는 슈퍼 투자자다. QIA는 명품 보석 브랜드 티파니의 주식 1622만여주, 지분 12.5%를 보유한 최대 주주다. 

<사진>‘타밈 빈 하마드 알 타니’ 카타르 국왕

젊은 국왕 답게 티파니 외에도 세계 최대의 명품그룹인 LVMH(Louis Vuitton Moet Hennessy), 영화사 미라맥스(Miramax), 유럽최고 백화점인 해로즈(Harrods) 등 명품과 엔터테인먼트에 관심이 많다. 크레디트스위스와 바클레이즈 등 유럽 금융기관들의 지분도 상당부분 보유하고 있다. 또 왕자시절인 2005년 카타르스포츠투자청(QSV)를 설립해 프랑스 프로축구팀 파리생제르망(PSG)을 사들이기도 했다.

▶뱅가드 뒤쫓는 피델리티의 아비게일 존슨=뱅가드를 뒤쫓는 자산운용사 피델리티의 CEO 아비게일 존슨(Abigail Johnsonㆍ52)은 창업주의 3대손으로 투자업계에서 보기 드물게 대물림을 받았다. 애널리스트로 피델리티에서 근무를 시작한 그는 얼마전 아버지 에드워드 존슨 3세에 뒤를 이어 1조9000억 달러를 운용하는 피델리티의 CEO 자리에 올랐다. 

<사진>아비게일 존슨

그는 피델리티 지분 24%를 보유하고 있으며, 순자산 124억 달러를 보유한 세계 10위의 여성 부호다. 피델리티 펀드는 HSBC, 비자카드의 최대 주주로 스타벅스, 마스터카드 등에도 주요 주주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피델리티가 새 수장의 투자 감각을 통해 뱅가드를 얼마나 따라잡을 지 업계는 주목하고 있다.

<표>슈퍼투자자



yjsu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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