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김백 美 에모리대학 교수, “에볼라 치료제, 에이즈 치료제보다 보편화 빠를 것”
[헤럴드경제]에볼라 바이러스에 감염된 미국인 환자 4명을 모두 살려내 세계의 주목을 받은 미국 조지아 주 애틀랜타의 에모리대학 병원에서 에볼라 신약 개발을 이끄는 주인공은 한국인 김백(54) 박사다.

이 대학 의과대학원 소아과 교수이자 신약 개발센터 소장인 김 박사는 1일(현지시간) 연합뉴스와의 전화 통화에서 “전 세계적으로 에볼라 확산 상황이 심각한 만큼 신약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며 자신감을 피력했다.

그는 “7주 전인 9월 중순께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서 신약 개발 연구 협조 요청을 받았다”며 “미국 국립보건원(NIH)의 연구 지원을 기다리는 중”이라고 덧붙였다.

항바이러스 치료제 개발에서 세계 최고 수준으로 평가받는 에모리대학 신약 개발센터는 에이즈 바이러스(HIV), C형 간염 치료제 개발에서 두각을 나타내왔다.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은 실험실에서 1만 개 이상 화학 복합물의 분자를 분석하는 김 박사와 에이즈ㆍC형 간염 치료제 개발에서 명성을 날린 레이먼드 시나지 박사를 비롯한 에모리대학 신약 개발팀을 지난달 29일 비중 있게 다뤘다.

경희대 약대를 졸업하고 연세대에서 생화학 석사 학위를 취득한 김 박사는 미국으로 건너와 애리조나 대학에서 생화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이후 미국 뉴욕 로체스터대학 미생물학ㆍ면역학 교수를 거쳐 지난해부터 에모리대학에서 신약센터 소장으로 재직 중이다.

체내 항바이러스 단백질(SAMHD1)이 에이즈 바이러스(HIV)를 억제하는 메커니즘을 밝힌 김 박사의 연구 논문은 2012년 3월 세계적인 과학 저널 네이처에 실렸다.

김 박사는 당시 SAMHD1을 이용한 에이즈 치료제를 개발하면 에이즈 바이러스의 증식을 억제하고 바이러스의 돌연변이도 막는다는 점을 밝혀냈다.

그는 “유전자 복제라는 측면에서 에이즈나 에볼라나 비슷하다”며 “유전자 복제시스템을 연구하던 중 동료와 에볼라와 관련한 새로운 약을 만들어보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화학적 특징을 연구하면서 현재 자료를 수집 중”이라며 “나를 포함한 3명의 연구 리더와 10명의 바이러스 전문 과학자가 신약 개발에 몰두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김 박사는 에볼라 신약이 에이즈 치료제보다 훨씬 빨리 일반인의 손에 닿을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에이즈에 걸리더라도 환자의 생존 기간은 비교적 긴 반면, 에볼라에 감염되면 곧바로 목숨을 잃는다”며 “치명적인 바이러스의 경우 보건 당국이 임상시험 등에 대한 신약의 규제를 대폭 완화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에이즈 발병 후 첫 치료제가 약 10년 만에 나왔고 이후 15년간 20여 종의 치료제가 더 개발됐는데, 거대 제약사들이 본격적으로 개발에 뛰어든다면 에볼라 치료제는 이보다 훨씬 빨리 시판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에볼라 사태 발발 후 에모리대학 병원이 미국민의 신뢰를 얻은 것에 대해 김 박사는 “원래 전염병 연구와 치료에서 전문성을 키운 병원으로 바로 옆에 있는 CDC와 협진으로 수준을 높인 덕분”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에볼라 환자를 완치한 의료진의 보고서가 신약 개발에도 도움을 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 박사는 마지막으로 “예전보다 많은 사람이 세계 여행을 하는 까닭에 지역에 머물던 토착병들이 이제 세계로 퍼져 ‘피어볼라’(에볼라 공포)와 같은 현상이 발생했다”며 “이를 계기로 미국이 앞으로 나올 새로운 전염병을 염두에 두고 더 나은 대응 시스템을 수립할 것 같다”고 내다봤다.

onlinenews@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