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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소프라노 김수정 “古악기로 연주하는 바로크 음악…감성적 울림 줄 것”
[헤럴드경제=신수정 기자] “크리스마스는 세상을 구원하러 온 예수의 탄생을 기리며 낮은 곳으로 임하는 마음을 갖는 날이죠. 하지만 그런 의미는 사라지고 산타클로스의 선물 같은 것으로만 채워지고 있어요. 이번 음악회가 커다란 성당에서 크리스마스 미사를 드릴 때처럼 귀와 마음을 정화하는 시간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소프라노 김수정은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오는 12일 바로크 시대의 음악을 고(古)악기로 들려주는 ‘오래된 것이 더 좋다(The Older is The Better)’ 무대에 선다. 헤럴드경제가 주최하는 이번 공연은 예술의전당 IBK챔버홀에서 열린다.


“제가 독창회를 열 때는 바로크 음악부터 현대음악까지 골고루 선보이지만 연말에 바로크 음악만 갖고 공연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늘 해왔어요. 요즘 사람들은 헤드폰으로 전자음악을 듣고, 현란한 춤과 노래가 등장하는 뮤지컬을 즐겨 보잖아요. 오래된 것들은 쉽게 잊혀지고 새로운 것으로 대체되니까 안타까울 때가 많았어요. 악기가 울리는 진동을 통해 귀로 들려오는 아주 오래된 음악을 들으며 ‘음악의 아름다움이 뭘까’라는 생각을 해봤으면 좋겠어요”

김수정은 이번 공연에서 드라마 ‘천국의 계단’ 등에 등장해 대중들에게도 익숙한 카치니의 ‘아베마리아’, 퍼셀의 오페라 ‘디도와 아에네아스’ 중 ‘내가 땅에 묻히거든’, 비발디의 ‘세상에 참 평화 없어라’, 모차르트의 성악곡 ‘엑슐타테 유빌라테’ 등을 들려준다.

“딱 들으면 알 수 있는 유명한 곡들로 선곡했어요. ‘세상에 참 평화 없어라’는 영화 ‘샤인’에서 사람의 가장 원초적인 마음을 표현할 때 쓰인 곡이죠. ‘내가 땅에 묻히거든’은 왕비가 죽기 직전에 부르는 노래인데 소프라노 아리아의 원천이기도 하죠. 이런 곡들을 피아노의 전신인 쳄발로 등을 통해 들려드릴 예정입니다”


이번 음악회의 반주는 쳄발로 김희정, 바이올린 김경리와 김형선, 비올라 정경빈, 첼로 이현정 등 고악기 앙상블 전문 연주자들이 맡는다.

“젊은 세대들은 카치니의 ‘아베마리아’도 전자음악로 들었을 거예요. 고악기로 연주하는 원래 버전을 들어본다면 오히려 굉장히 새롭다고 느낄 것 같아요. 편지처럼 아날로그적인 것이 우리 마음속에 한번씩 감성적으로 와닿을 때가 있잖아요. 이번 연주회에서 들려드릴 1500~1600년대 음악은 젊은 세대들에게도 감성적으로 울림을 줄 것이라 생각합니다”

김수정은 홍혜경과 신영옥의 뒤를 이어 지난 1994년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콩쿠르에서 우승하며 성악계에서 주목을 받았다. 지난 1995년 미국에서 오페라 ‘리골레토’로 데뷔했으며, 당시 워싱턴 포스트지 전면을 장식하기도 했다.

이어 뉴욕 링컨센터, 볼티모어, 피츠버그, 버지니아 등 미국 주요 오페라단과 국립오페라단을 비롯 오페라 페스티벌, 일본 니키카이 국립오페라단에서 주역을 맡아 프리마돈나로 명성을 떨치고 있다.

내년에 데뷔 20주년을 맞는 김수정은 기념 앨범 발매를 준비 중이다.

ssj@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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