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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에서 손 땐 ‘원격진단’, 애플은 미국에서 ‘스타트’
[헤럴드경제=최정호 기자]우리나라 통신사와 스마트기기 제조사들이 법과 제도, 그리고 특정 직업군의 이해관계와 시민단체의 막연한 반대에 가로막혀 실패한 원격진료를 애플이 미국에서 본격적으로 시작한다.

애플은 10일 오픈 소스 소프트웨어 프레임워크 ‘리서치킷(ResearchKit)’을 새로 선보였다. 의학 및 건강 리서치를 위해 의사 및 과학자들이 아이폰 앱 사용 연구 참가자들로부터 이터를 모을 수 있도록 디자인 한 오픈 소스 소프트웨어 프레임워크다.

제프 윌리엄스 애플 오퍼레이션 담당 수석 부사장은 “iOS앱은 이미 수 백 만명의 고객이 건강을 관리하고 개선하도록 돕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이미 수 억 대의 아이폰이 사용되고 있는 시점에, 우리는 사용자들이 의료 연구에 기여하고 참여할 수 있도록 도와줌으로써 애플이 좀 더 기여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리서치킷은 전세계 과학 연구 기관들이 세계 각지의 다양한 인구에게 접근할 수 있도록 돕고, 이전보다 다양한 방식으로 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게 해준다”고 말했다.

사용자의 동의를 기반으로, 다양한 개인별 건강 데이터를 원격으로 수집, 의학 통계 작성 및 사후 관리 등에 사용하겠다는 의미다. 특히 장기간 관찰이 필요한 당뇨병, 고혈압 등 만성 질환자의 치료 관리에도 응용 가능할 전망이다. 애플은 iOS 건강 앱을 통해 체중, 혈압, 혈당치, 천식 흡입기 사용과 같은 데이터에 접근하고, 서드파티 기기와 앱이 이를 측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아이폰에 있는 가속도계, 마이크, 자이로스코프과 GPS 센서에 접근해 환자의 걸음, 운동 신경 손상, 피트니스, 언어 및 기억에 대한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게 해준다는 의미다.

패트리샤 간즈 UCLA 공공보건 대학 교수이자 UCLA 존슨 암 연구센터 암 예방 관리 연구원 소장은 “제공되는 데이터를 통해 맞춤화 치료 개발에 한걸음 더 나아갈 수 있게 됐다”며 “보다 다양한 환자들이 보내주는 건강 데이터를 통해 암 치료의 장기적 영향을 파악하고 유방암 환자 경험을 더 잘 이해할 수 있게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반면 우리나라에서 원격 진료는 정부의 강력한 추진 의지에도 불구하고, 퇴보하는 모습이다. 최근 월스트리트저널은 “보건복지부는 낙도에 거주하는 환자들 또한 원격 의료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의료법 개정을 원하고 있지만, 의사 10만 여명의 권익을 대변하는 대한의사협회(KMA)는 이같은 움직임에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여기에 일부 시민단체까지 가세해 안전성이 보장되지 않은데다 해킹 등 사이버 공격에 노출될 가능성도 있다는 이유로 의료 데이터의 원격 수집까지도 반대하고 있다.

수년 전 국내 통신기기 제조사들이 만든 혈당 측정 휴대폰이 결국 연구 개발 단계에서 사장되고, 또 단순 심박 측정 센서가 달린 스마트폰을 놓고 의료기기 승인까지 받을 뻔 했던 헤프닝도 이런 까닭이다. 최근 SK텔레콤 역시 전자처방전 사업에서 사실상 철수했다.

choij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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