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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삼성전자, 10년 만에 글로벌 반도체 컨소시엄 탈퇴…초미세공정 자신감?
[헤럴드경제=이슬기 기자] 삼성전자가 지난 2005년 ‘제2의 반도체 신화 창조’를 선언하며 가입한 글로벌 반도체 컨소시엄에서 만 10년 만에 탈퇴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제품 양산에 성공한 14나노(1㎚=10억분의 1m) 핀펫(Fin-Fet)의 후속 초미세공정 선제 확보에 역량을 집중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당초 삼성전자는 컨소시엄에서 인텔, TSMC 등과 함께 반도체 생산성 향상을 위한 대형(450㎜) 웨이퍼(반도체의 재료가 되는 얇은 원판) 개발에 집중해왔지만, 최근 반도체 업계의 흐름은 웨이퍼의 대형화보다는 칩의 집적도 향상으로 치우치는 모양새다.

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글로벌 반도체 공동연구 컨소시엄인 세마테크(SEMATECH)의 회원 명단에서 삼성전자의 이름이 빠졌다. 삼성전자는 지난 2005년 11월 세마테크 가입 이후 줄곧 ‘한국 대표 회원사’ 노릇을 해왔다. 삼성전자는 당시 화성 반도체 단지의 제2기 투자를 감행하며 연구개발(R&D) 능력 향상을 위해 세마테크에 가입했다.

세마테크는 전세계 60여개의 반도체 설계 및 생산기업이 모여 반도체 제조공정 개선 방안을 연구하는 연구 공동체다. IBM, AMD 등 세계적인 반도체 기업뿐 아니라 SK하이닉스와 주성엔지니어링 등 국내 관련기업도 다수 활동하고 있다. 세마테크에서 공동연구를 통해 개발된 기술은 참여기업이 함께 이용할 수 있다.

업계는 삼성전자의 세마테크 탈퇴 이유로 ‘반도체 업계의 초미세공정 경쟁’을 꼽았다. “과거 반도체 공정이 20나노대에서 10나노대로 이동, ‘기술 혁신=원가 경쟁력’이라는 공식이 깨지면서 많은 기업들이 웨이퍼 대형화에 집중했었지만, 최근에는 칩 자체의 설계를 고도화하는 쪽으로 조류가 바뀌고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 삼성전자는 컨소시엄에서 2012년부터 인텔, TSMC, IBM, 글로벌파운드리스 등 4개 기업과 함께 450㎜ 웨이퍼 프로젝트 개발을 전담했었다. 450㎜ 웨이퍼는 기존 300㎜ 웨이퍼보다 면적이 2.25배 넓어 원판 한장 당 반도체 생산량을 비약적으로 늘릴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삼성전자는 올해 초부터 14나노 핀펫 공정을 이용한 모바일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양산에 성공함으로써 300㎜ 웨이퍼로도 충분히 더 많은 반도체를 생산할 수 있게 됐다. 아울러 삼성전자는 지난 2월 열린 국제고체회로학술회(ISSCC)에서 더욱 진보한 5나노대 시스템반도체와 10나노대 메모리반도체 개발에 자신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삼성전자가 웨이퍼 대형화에 역량을 분산하기보다는 초미세공정 경쟁에서 우위를 확보하려는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는 이유다. 세계 1위 종합반도체회사인 인텔이 삼성전자와 비슷한 시기에 세마테크를 탈퇴했다는 점도 이런 전망에 무게를 더한다.

한편 삼성전자는 최근 모바일 AP의 코어 자체를 직접 설계키로 하는 등 차세대 반도체 기술력 확보에 집중하고 있다.

yesye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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