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단독]속도 내는 이재용標 헬스케어 비즈니스…美 최고 의료기구와 모바일 솔루션 개발
[헤럴드경제=이슬기 기자] 이재용 호(號) 삼성의 항속(航速)이 점덤 더 빨라지고 있다. 항로는 명확하다. ‘정보기술(IT)과 바이오 헬스 산업의 융합ㆍ육성’이 바로 그것이다.

삼성전자가 세계 최고 수준의 IT 기술을 가진 만큼, 이를 의료 서비스 분야에 접목하면 다른 기업이 따라올 수 없는 ‘초격차’를 만들 수 있다는 자신감이다. 시장 전망도 밝다. 현재 50억달러(약 5조5000억원) 수준인 모바일 헬스케어 시장은 오는 2020년 2000억달러(약 221조원)로 커질 것으로 관측된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는 올해 초 이스라엘 헬스케어 벤처기업인 얼리센스에 1000만달러(약 100억원)를 투자한 데 이어, 최근 최고 수준의 기량과 인프라를 가진 미국 대형 의료기구(機構)와 모바일 헬스케어 솔루션을 공동개발하기로 하는 등 관련 보폭을 점차 넓히는 모양새다. 이재용 표(標) 신수종 사업의 본격적인 전개가 시작된 셈이다.

▶美 파트너스 헬스케어와 ‘만성질환 모바일 모니터링 솔루션’ 공동개발 계약…이르면 6월 임상연구 돌입=1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 13일 미국의 비영리 의료기구 ‘파트너스 헬스케어(이하 파트너스)’와 모바일 헬스케어 솔루션의 공동개발을 골자로 하는 협력 계약을 맺었다.

파트너스는 미국 내 초대형 병원인 브리검 여성병원과 메사추세츠 종합병원이 합작 설립한 통합 의료기구다. 현지 의료센터 운영뿐 아니라 지역민에 대한 장기 요양 서비스 제공, 바이오ㆍ모바일 의료기술 연구, 모교(母校ㆍ하버드 의학대학원)의 교육지원 등 다양한 활동을 펼친다. 미국 최고의 의료교육 및 실무역량이 모인 집합체인 셈이다.

삼성전자는 우선 파트너스와 각종 암과 당뇨, 관절 및 심혈관계 질환 등 ‘만성병’을 원격(모바일)으로 모니터링하는 프로그램(소프트웨어) 개발과 임상연구에 집중할 것으로 알려졌다. 스마트 기기를 통해 얻어낸 혈압ㆍ혈당ㆍ체중ㆍ약물순응도 등의 정보를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치료 적기를 제안하는 시스템이다.

특히 관련 솔루션의 고도화를 위한 임상연구에도 이르면 오는 6월 중 돌입하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 측에서는 의료기기사업부가 아닌 DMC(디지털미디어&커뮤니케이션) 연구소가 관련 연구 협력을 총괄에 나설 전망이다. 스마트폰ㆍ시계 등 자사의 제품과 솔루션의 연계ㆍ확장을 위한 선택이다.

업계 관계자는 “파트너스는 현지 의료센터와 밀접하게 연결돼 있어 환자 데이터를 풍부하게 확보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지능형 의료 소프트웨어 알고리즘 등 관련 분야 연구개발(R&D) 역량도 뛰어난 것으로 안다”며 “이런 임상경험과 삼성전자의 IT 기술ㆍ제품이 결합하면 어마어마한 시너지가 일어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파트너스와의 협업은 이재용 ‘신의 한 수’? 애플과의 격차 따라잡는다=중요한 것은 삼성전자와 파트너스 사이의 협력 계약 체결 시기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미국 출장시기와 정확히 맞아떨어진다는 점이다. 이 부회장은 지난 2일부터 14일까지 12일간 미국으로 장기 출장을 떠났었다.

이 부회장의 여정은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현지의 갤럭시S6 시리즈 유통망을 점검하고 사물인터넷(IoT)ㆍ헬스케어 등 차세대 주력사업 분야 관계자들을 만났을 것이라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파트너스와의 협업이 이 부회장의 ‘신의 한 수’일 수도 있다는 추측이 나오는 이유다.

실제 이 부회장은 지난달 말 중국 보아오포럼 이사 교류 만찬 연설에서 “삼성은 ITㆍ의학ㆍ바이오의 융합을 통한 혁신에 큰 기회가 있을 것으로 본다”고 강조하는 등 모바일 헬스케어 사업의 중요성을 수차례 언급해왔다. 이에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해 11월 ‘삼성 디지털 헬스케어 플랫폼’의 구체적인 내용을 발표하기도 했다.

이처럼 이 부회장이 최근 모바일 헬스케어 사업 역량 제고에 박차를 가하고 나선 것은 애플과의 격차 때문으로 풀이된다. 최근 로이터통신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미국 유명병원 10곳 중 6곳은 애플의 건강관리 플랫폼 ‘헬스킷’을 만성질환자 관리에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애플은 미국 내 최대 전자건강기록 회사인 ‘에픽 시스템즈’와의 협업을 통해 원격 진단의 정확성을 높이는 한편, 전문가용 질병연구 플랫폼 ‘리서치킷’을 공개하는 등 관련 사업을 공격적으로 확장하고 있다. 즉 이 부회장이 ‘애플을 뛰어넘으려면 지금이 아니면 안된다’는 결단을 내린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모바일 헬스케어 사업 확장을 통해 성장 정체 국면에 접어든 제조사업을 보완하고, 3세 경영의 기틀을 닦으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yesyep@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