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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환율쇼크]환율을 끌어 올리는 네가지 마력…환율 1200원선도 넘나?
[헤럴드경제=한석희 기자]원/달러 환율 급등세가 심상치 않다. 원/달러 환율 상승의 심리적 저항선으로 여겨졌던 1163.5원도 가볍게 넘으면서 시장 일각에선 환율이 1200원대 벽까지 뚫는 것이 아니냐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특히 최근 환율을 끌어 올리고 있는 네가지 마력(미국의 금리인상 기대감, 중국 경기 둔화 위협, 수출부진에 따른 국내 경기 둔화 우려감, 외국인 투자자의 한국증시 이탈 등)의 힘은 상당기간 계속될 것으로 보여 원화 약세 기조 역시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네가지 마력에 홀린 원/달러 환율=원화 가치는 이달 들어서만(21일 기준) 달러화 대비 3.7% 하락했다. 이는 주요 29개국 통화 중 5번째로 큰 낙폭이다. 시계를 5월 이후로 넓히면 원화 가치 하락폭은 약 7%로 29개국 통화 중 3번째로 하락폭이 컸다. 일본 엔이나 호주 달러, 캐나다 달러 등 여타 통화에 비해 원화 약세 폭도 넓을 뿐 아니라 속도도 빨리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지난 23일엔 지난 2년여간 최고치를 유지하며 원/달러 환율 상승의 심리적 저항선으로 여겨졌던 1163.5원 선도 가볍게 뚫으며 종가 기준으로 지난 2012년 6월 15일 기록한 1165.6원 이후 3년 1개월여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환율 상승이 과열국면에 접어든 셈이다.

이처럼 원/달러 환율이 급등세를 보이고 있는 데에는 네가지 마력의 힘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중 미국의 금리인상 기대에 따른 글로벌 달러화 강세 재개 현상은 토네이도급이다. 미국의 신규실업수당 청구건수가 1973년 이후 최저치를 보이는 등 양호한 경제지표가 확인되면서 하반기 미국의 금리 인상은 기정사실화 되는 모습이다. 미국의 하반기 금리 인상 기대감에 미국 2년물 국채 수익률이 2011년 이후 가장 높은 0.6%까지 상승하며 달러화 강세를 이끌고 있다.

여기에 7% 성장을 방어하기는 했지만 중국이 여전히 하반기 경기 둔화 위험을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도 원화 약세에 힘을 보태고 있다. 중국 경기 둔화 위험은 중국 노출도가 상대적으로 큰 한국 경제에 직격탄이 될 수 있다. KDB대우증권 서대일 연구원은 “6월 중순 중국 주가가 급락한 이후 원/달러 환율이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며 “중국 의존도가 높거나 원자재 수출국, 유로화 주변국들의 통화 약세 속도가 빠르다”고 말했다.

예상보다 골이 깊은 국내 경기 둔화도 원화 약세를 이끌고 있다는 분석이다. 2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전분기 대비 0.3%로 한국은행의 예상치 였던 0.4%에도 못미쳤다. 한국경제의 버팀목인 수출도 부정적인 모습이다. 대우증권에 따르면 한국의 7월 1~20일 중 수출과 수입은 각각 전년동기 대비 -8.1%, -15.8% 기록했다.

수급측면에서도 그리 좋은 환경은 아니다. 세가지 마력에 홀린 외국인들이 연일 한국증시에서 자금을 빼나가면서 원화 약세 속도에 가속도가 붙고 있기 때문이다.

내친김에 1200원선도 넘나=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40개 해외 금융기관의 올해 4분기 원/달러 환율 전망치 평균은 1142원이다. 하지만 최근 달러 강세 현상이 심상치 않다는 점에서 원/달러 환율이 1200원선도 돌파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특히 재닛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의 하반기 금리 인상 발언 이후 오는 28~29일(현지시간) 예정된 FOMC의 매파(통화긴축 선호)적인 결과에 경계감이 높아져 있는 상황이어서 달러 강세에 대한 압력이 높다는 점도 이같은 전망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이와 관련 “미국의 금리인상 이벤트 전까지는 원/달러 환율이 계속 오를 것”이라며 “1200원대 진입 가능성도 열려 있다”고 전망했다. 박형중 대신증권 연구원도 “미국 금리 인상으로 금융시장에서 불확실성이 확대될 수 있고 정부도 외환시장에 개입하기보다 환율 상승을 용인하는 쪽을 택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원화 약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국내 증권사 뿐만 아니라 해외 IB들도 원/달러 환율 전망치를 속속 올리고 있다.

실제 하나대투증권은 원/달러 환율이 올해 3분기 중 1200원까지 오를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으며, 삼성증권은 올해 말 원/달러 환율 전망치를 1120원에서 1200원으로, 내년 말 환율은 1150원에서 1250원으로 각각 올렸다. 대신증권도 원/달러 환율이 하반기에 상승 압력이 커 연말에 1200원까지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해외 IB중에선 맥쿼리은행이 올해 말 원/달러 환율 전망치를 1200원으로 내다 봤으며, RBC캐피탈마켓은 원/달러 환율이 내년에 1240원까지 치솟을 것으로 예상했다. 모건스탠리(1230원)와 BNP파리바(1200원) 등도 원/달러 환율이 내년에 1200원대로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일각에선 최근 환율 상승이 단기적으로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다고는 하지만 달러 강세를 이끌고 있는 미국의 단기 금리 상승세가 둔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 정치권의 7월 중 추가경정예산 합의에 따른 국내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감이 해소될 수 있다는 점 등을 들어 원/달러 환율이 상승한다고 해도 1180원선을 넘지는 못할 것이라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hanimom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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