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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업자 손 벗어난 구글-MS-애플, 2세대 CEO체제로 ‘혁신 전쟁’
[헤럴드경제=이형석 기자]팀 쿡(55)은 화면을 키운 아이폰6로 스티브 잡스의 그늘에서 벗어났다. 사티야 나델라(47)는 쇠락해가는 마이크로소프트(MS) 제국에서 ‘윈도10’으로 새 시대의 개막을 알리며 자신만의 인장을 찍었다. 이제 43세의 인도 엔지니어출신 순다르 피차이 차례다. 정체된 검색엔진에 새 기름을 부어야 할 막중한 임무가 부여됐다. 세계의 이목이 그에게쏠리고 있다. 순다르 피차이는 창업자인 래리 페이지에 이어 구글의 새로운 수장이 됐다.

구글이 10일(현지시간) 지주회사 ‘알파벳’ 설립 및 새로운 조직개편안을 발표하고 신임 최고경영자(CEO)로 순다르 피차이를 지목함에 따라 세계 3대 정보통신기술기업(ICT)이 모두 창업자 경영체제에서 벗어났다. 기존 주력 사업 부문을 벗어나 신성장 동력으로 혁신하지 않으면 곧 위기이고 퇴행인 글로벌 ICT 업계에서 2세대 CEO 시대가 본격 열린 것이다. 팀 쿡은 지난 2011년 창업자인 스티브 잡스의 뒤를 이어 CEO에 올랐고, 사티야 나델라는 창업자인 빌 게이츠, 창립 멤버인 스티브 발머에 이어 지난 2014년 MS의 3대 CEO로 취임했다. 

창업자와 창립멤버의 뒤를 이은 이들 2세대 CEO들은 ICT 산업의 성장세가 둔화되는 가운데, 각 기업의 혁신 전략을 대표하는 인물들이라는 점에서 비상한 관심을 끈다.

가장 늦게 2세대 CEO에 합류한 순다르 피차이는 2004년 구글에 입사해 구글 툴바와 브라우저 크롬 개발을 주도했으며, 지난 2013년 구글의 모바일 OS(운영체제)인 안드로이드 사업을 맡았다. 그는 향후에도 검색과 지도, 구글플러스, 전자거래, 광고 상품, 인프라 등의 구글 주력 사업을 이끌어가게 된다. 그의 경력에서 가장 큰 인정을 받은 것은 크롬의 성공이다. 래리페이지는 “순다르는 기술적으로 훌륭하고 사용하기에도 쉬운 상품을 개발해내는 재능을 갖고 있으며 모험을 즐긴다”며 “예를 들어 2008년 크롬을 내놓았을 때 많은 이들이 또 다른 브라우저가 왜 필요하냐며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지만 지금은수억명이 사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크롬의 점유율은 현재 25%가 넘었다. 

순다르 피차이는 엔지니어 출신 답게 기술 기반의 명료한 사고와 사용자 경험 우선의 실용주의와 함께 조직을 지휘하는 경영능력도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월스트리트의 분석가 출신으로 인터넷 자문기업 클리어메도우 파트너의 조던 로한은 “순다르 피차이는 강력한 비전과 함께 아주 명료한 사고력을 갖춘 인물”이라며 “그는 구글의 일상 업무 뿐 아니라 구글의 꿈까지 실현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고 평가했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그는 소프트웨어 업계에서 뿐 아니라 미국 금융가에서도 높은 신뢰를 받고 있다. 주력 사업 분야인 인터넷 검색 및 광고에서 정체 및 위기론까지 대두되며 투자자들로부터 우려를 사고 있는 구글로서는 기존 핵심 부문에서 점유율을 늘려 수익을 극대화하고 투자자들의 신뢰를 얻어야 하는 구글로서는 최적의 인물인 셈이다.

순다르 피차이는 인도 남부 타밀나두 주 출신으로 12살에야 처음으로 집에 전화가 놓였으며, 가족이 모두 스쿠터 한대에타고 돌아다닐 정도로 넉넉치 않은 환경에서 자랐다. 그는 인도공대(IIT) 카라그푸르에서 공학사, 미국 스탠퍼드대에서 석사학위를 받았으며 펜실베이니아대 워튼스쿨에서 경영전문석사(MBA) 학위를 받았다. 공교롭게 지난해 MS에서 스티브 발머의 후임으로 CEO제안을 받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글로벌 ICT 기업을 맡은 2세대 CEO 중 가장 앞선 팀 쿡은 아이폰6의 대박으로 단숨에 스티브 잡스의 그늘에서 벗어났으며, 스티브 잡스와 달리 B2B(기업간거래)에 적극적이다. 또 커밍아웃과 인권 및 자선 활동으로 사회적인 발언도 서슴지 않는다. 다만 아이폰 외의 신사업에서는 아직 뚜렷한 성공작을 못내고 있다.

순다르 피차이와 함께 인도출신으로도 주목받고 있는 MS의 CEO 사티야 나델라는 윈도9를 건너뛰고 윈도10을 출시하며 ‘모바일 퍼스트’와 ‘클라우드 퍼스트’ ‘유니버설 윈도 플랫폼’ 등의 명확한 비전을 보여주며 뚜렷한 존재감을 각인시켰다.

su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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