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국 따라잡기에 중요한 것 잃어
취업위한 스펙쌓기·지식암기 아닌
창업모드로 준비하면 100% 성공
“사람들이 갈망하는게 뭔지를 알려면 결핍을 보는 힘이 있어야 해요. 그런 힘을 제공하는 게 바로 고전이죠. 거기서 새로운 생각이 나오는 거고요.”
5분짜리 고전 동영상 ‘고전5미닛’으로 화제를 모으고 있는 지식 프로듀서 강신장(58) 모네상스 대표는 “고전이 중요하다는 걸 알지만 읽지 않는 게 현실”이라며 “‘고전5미닛’이 가교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카카오 TV를 통해 서비스되고 있는 ‘고전 5미닛’은 생떽쥐베리의 ‘어린왕자’, 카프카의 ‘변신’, 도스토옙스키의 ‘백야’ 등 인류가 남긴 위대한 고전 500권(The Great Books)을 5분으로 압축시킨 다이제스트 고전 그래픽 동영상이다. 일상이 파편화되고 바쁜 현대인들에게 두툼한 고전을 읽어내는 건 쉽지 않은 일. 그렇다면 핵심 메시지만이라도 제대로 전달하자는 게 제작 의도다. 5분에 먹을 수 있는 지식과 영감의 샌드위치를 맛깔나게 제공하는 것이다.
지금까지 ‘고전5미닛’을 찾아 본 이들은 16만8400여명. 40, 50대가 주 이용자다. 인생에 대한 갈증, 더 나은 삶에 대한 갈망을 지닌 이들이다. 동영상을 보고 원작을 읽게 됐다는 이들도 늘고 있다.
‘5분짜리 지식동영상’에 관한 한 강 대표는 기네스북에 오를 만하다. 삼성경제연구소에서 경영자를 대상으로 지식동영상 ‘seri CEO’을 만든 게 1만개에 이른다. 경제, 경영, 인문학, 예술, 과학 등 전 분야를 아우른 5분 지식강의는 6만여명이 들었다. 경험을 나누는 지식 동영상 테드(TED)가 나오기 훨씬 전이다.
강 대표는 우리 사회에 절실한 건 인문학, 고전이라고 강조한다. “인문학이란 게 사람의 마음을 보는 힘이잖아요. 그동안 고속도로를 질주하듯 선진국을 따라잡다보니 지금 우리 사회는 사람의 마음을 보는 법을 잃어버렸어요. 세월호 사건, 송파 세모녀 자살, 윤일병 사건 등은 사람의 마음을 보는 힘을 잃어버렸을 때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보여준 거죠.”
강 대표는 20, 30대의 경우 “그들이 찾는 게 바로 고전에 있는데 그걸 모르는게 가장 안타깝다”고 말한다.
가령 취직을 잘할 수 있는 팁도 고전에 있다. “취직모드와 창업모드는 180도 달라요. 창업은 사람들의 결핍을 찾는 모드에요. 사람들이 불편하다고 느끼는 게 뭔지 문제를 찾아내 해결해주면 창업에 성공하는 거죠.”
기업들이 선호하는 일꾼도 바로 문제해결 능력을 가진 이라는 사실이다. 말하자면 취업을 하려면 스펙을 쌓고 지식을 외우는 취업모드가 아닌 창업모드로 준비하면 100% 성공할 수 있다는 얘기다.
현재 ‘고전5미닛’은 기업체들에서도 관심이 높다. 조만간 한 대기업의 사내 인트라넷을 통해 서비스될 예정이다.
각국 언어로 전환하는 것도 쉬워 중국 및 영어권 진출도 꾀하고 있다. 강 대표는 ‘5분 지식 영상’ 작업을 ‘리미디에이션(remediation)’으로 부른다. 인문학적 지식을 모바일화하는 일이다. 위대한 고전 시리즈는 시작일 뿐. “누구나 쉽게 접할 수 있는 5분 짜리 콘텐츠 재료는 무한하죠.“
이윤미 기자/meelee@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