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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쉼표] 폭스바겐, 푸마 그리고 베이너
[헤럴드경제=김필수 라이프스타일섹션 에디터] # 독일차 폭스바겐 때문에 시끄럽다. 전세계를 상대로 ‘배기가스 눈속임’ 사기를 쳤다. 우직한 장인정신으로 상징되는 독일이다. 신뢰가 깊었던 만큼 충격이 크다. 게다가 폭스바겐은 독일 국민기업이다. 이름 자체가 ‘국민(Volks) 차(Wagen)’다. 이런 기업이 사기 혐의로 휘청거리고 있다. 자존심 센 독일 국민들의 심정이 말이 아니다. 탐욕에 무릎 꿇은 한 기업이 나라 망신을 톡톡히 시키고 있다.


# 우리가 아는 독일 기업으로 푸마라는 회사도 있다. 스포츠 브랜드이기에 폭스바겐 만큼 낯익다. 최근 나온 책 ‘수도원에서 배우는 경영의 지혜’는 폭스바겐의 반대편에 서 있는 푸마를 보여준다. 이 책의 저자는 푸마 CEO를 지낸 요헨 차이츠(현재 푸마 대주주 케링그룹의 지속가능발전위원회 회장)와 수도원 신부 안셀름 그륀이다. 차이츠는 18년 동안 CEO를 맡으며 푸마 부활을 이끌었다. 그륀은 30년 넘게 수도원 재정을 책임지며 100년 넘는 역사를 만들어가고 있다. 비결이 뭘까. 그들은 ‘지속가능한 기업, 더불어 사는 세상’을 만들기 위한 노력에서 답을 찾는다. 여기에 탐욕이 설 자리는 없다.

# 미국은 지난주 프란치스코 교황 방문으로 들떴다. 낮은 곳을 향하는 교황에 미국인들은 매료됐다. 존 베이너 미국 연방하원의장도 그 중 한 사람이다. 그는 미국 의전 서열 3위, 공화당 서열 1위의 최고위급이다. 남부러울 것 없는 그에게 던진 교황의 한마디는 부끄러움을 느끼게 하는 철퇴였다. “나를 위해 기도해 달라” 베이너는 “누가 교황을 위해 기도할 수 있겠냐”며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그리고 끝내 하원의장직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혔다. 교황의 의회 연설을 성사시킨 그는 “이제 더 이상 성취해야 할 일이 남아 있지 않다”며 속세와 거리를 두는 결정을 내렸다.(미국 언론들은 공화당 내 역학구도와도 연결 짓지만, 교황 접견이 적잖은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분석한다)

걷는 베이너는 이제 멈추려 한다. 뛰는 푸마는 속도를 늦춰 걸으려 한다. 달리는 폭스바겐만이 더 속도를 내 날고자 한다. 옆에서 보기에 제일 불안한 폭스바겐이다.

김필수 라이프스타일섹션 에디터/pils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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