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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시단의 대모’ 홍윤숙 시인 별세 “눈부시게 흰 허무의 꽃 한송이”

“이미 해 저물어 산도 길도 마을도/어둠으로 지워져 지상의 땅 끝 어디쯤인지도 모를/빈 항아리 속 허궁에 앉아서/끝없이 무변한 광야가/어머니 품처럼 따뜻하고 따뜻하여 눈물나는/눈부시게 흰 허무의 꽃 한 송이 신비롭게 피어나는/기이한 향기에 가슴 젖어 있습니다.”(’빈 항아리5‘)

한국 시단의 대모격인 홍윤숙 시인이 12일 오전 10시20분 노환으로 눈을 감았다. 향년 90세.
홍윤숙 시인.

그의 말년의 연작시 ‘빈 항아리‘ 속 신비한 한 송이 꽃처럼 이제 시인은 오직 시의 향기로 남게 됐다.

고인은 1925년 평안북도 정주 태생으로 서울대 사범대 교육학과 재학중 한국전쟁을 겪고 학업을 중단했다,

1947년 문예신보에 시 ‘가을’을, 1948년 ‘신천지’에 ‘낙엽의 노래’를, 같은 해 ‘예술평론’에 ‘까마귀’ 등을 실으며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1962년 시집 ‘여사시집’을 시작으로 ‘풍차’(1964), ‘장식론’(1968) 등 모두 17권의 시집을 냈다. 마지막 시집으로 여긴 2010년 새 시집 ‘쓸쓸함을 위하여’에 이어 2012년 시집 ‘그 소식’을 내는 등 최근까지 작품활동을 이어왔다.

한국시인협회장을 역임했으며, 대한민국문화예술상, 공초문학상, 대한민국예술원상 등을 수상했다.

유가족으로는 1남 2녀가 있으며 화가 양주혜가 2녀, 김화영 고려대 명예교수가 둘째 사위다.

빈소는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 2호실(02-3410-6902). 장례 미사는 14일 오전 9시 청담동성당에서 진행된다.

/mee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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