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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광화문 광장-김흥남] 과학기술, 국운을 좌우할 키워드
얼마 전 8월 15일은 ‘광복 70주년’이라는 역사적인 날이었다. 과거에 비해 비교할 수도 없는 풍요로움을 맞이하게 된 것에 기뻐하고, 오늘날이 있기까지 청춘을 불살랐던 공로자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할 때가 아닌가 한다. 특히, 수많은 선배 과학자들은 우리나라를 지금의 세계 12위 경제대국으로 만드는 데 혁혁한 공을 세웠다.

기술의 발달로 우리나라는 1960년대부터 산업을 일으켜 수출의 기회를 잡았고, 국민 삶의 질 또한 급격히 향상될 수 있었다. 아울러 과학기술로 자주국방의 기틀을 잡기도 했다. TDX(전전자교환기), CDMA(코드분할다중접속), D램반도체, 와이브로(WiBro)와 같은 세계적 성과물이 없었다면 어떠했을까? 혈서를 쓰면서 전화국에서 밤을 새면서 그토록 기술 독립을 갈구했던 선배들의 노력으로 오늘날 우리가 통신강국의 부러움을 한 몸에 받고 편안히 살 수 있는 것이다.

그런데 지금, 중국의 추격이 심상치 않다.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와 중국 간 기술격차는 지난 2012년 1.9년에서 지난해 1.4년으로 상당히 좁혀졌다. 미국, 일본, 유럽 등의 과학강국과의 기술품질 경쟁력에서도 뒤쳐져 있다. 한 마디로 난공불락, 넛 크래커(Nut-cracker), 샌드위치 상태다. 성장에 안주하기도 전에 새로운 위기를 맞은 셈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국가과학기술 100년 대계를 책임질 과학기술전략본부가 지난달 25일 문을 열었다. 엊그제 막을 내린 세계과학정상회의에서는 향후 10년간의 세계 과학기술정책 방향을 담은 대전선언문을 채택되어 그 의미는 더 크다 하겠다.

전 세계가 불황인 가운데 과학기술의 경제적 파급효과 등의 중요성은 국운을 좌우할 키워드로 급부상하고 있다. 과학기술의 역할이 막중하다 할 수 있다. 개도국이나 후발 자원부국들이 앞다퉈 대한민국의 과학기술 시스템과 발전상을 배우고 부러워하는 가운데 범부처 연구개발(R&D)을 종합ㆍ조정하는 컨트롤 타워가 만들어져 과학기술인의 한 사람으로 성공적 안착을 기대해 본다.

이 참에 과학기술전략본부가 선도적인 마인드로 국가 R&D 체계를 잘 운영해 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물론, 지금 발족된 기관이 정책기획에서부터 예산편성, 정책집행에 이르기까지 실질적 권한과 책임을 지기까지는 오랜 시간 시행착오도 필요할 것이다.

따라서 미래창조과학부가 그동안 창조경제를 이끈 경험과 노하우를 범부처에 흩어져 있는 R&D 기획 및 조정 총괄기관으로서 아우르는 게 절실하다. 이를 통해 범 부처별 R&D 사업의 총괄관리처로서 소임을 다함이 그 어느 때 보다 중요한 시점이라 할 것이다.

우선 첫 술에 배부를 수야 있겠는가? 과학기술전략본부는 500만 과학기술인에게 현실성있고 공감가는 정책기획에 힘써야 할 것이다. 과학기술계 현장의 어려움을 귀담아 듣고 진정 필요한 연구, 국민들로부터 꼭 필요한 연구, 사회안전과 위험에서 벗어날 수 있는 공감가는 연구에 집중하는 정책 또한 선행되어야 할 과제다. 또 이러한 정책은 반드시 R&D 투자와도 연계되어야 할 것이다.

과거 대형 프로젝트 중심의 기반기술 확보는 이제 정부출연연구원의 미션이 되어 가고 있다. 민간의 경우, 대기업 산하 연구소들이 자리를 잡고 있고 대학도 제 나름대로의 연구가 정착되고 있어 민간이 하지 못하는 연구, 위험부담이 큰 원천기술, 기술종속으로부터 벗어날 기반기술 위주 연구가 정부출연연구원의 몫인 셈이다.

경제발전은 수많은 프로세스와 과정의 산물이다. 강대국의 눈치도 보아야 하고 그들이 기침하면 감기까지 걸린다. 똑똑한 과학기술강국만이 혁신에 혁신을 거듭하여 퀀텀 점프가 가능하다. 장기적인 안목으로 진정 대한민국의 과학기술 발전을 위해 과학기술전략본부가 힘써주길 당부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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