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추기경은 지난 10여년동안 매해 12월 자신의 영명축일에 맞춰 책을 펴냈다. 사제서품 54주년을 맞은 올해 정 추기경이 낸 책은 54권. 매해 1권씩 책을 펴낸 셈이다. 그리고 그는 부제시절의 약속을 한번도 잊지 않았다.
영명축일은 가톨릭 신자가 자신의 세례명으로 택한 수호성인의 축일로 정 추기경의 세례명은 ‘니콜라오’. 성 니콜라오는 영어권에서는 ‘산타클로스’로 불린다. 성인 니콜라오의 축일, 즉 선종한 날은 12월6일이다.
지난해 12월 ‘정진석 추기경의 행복수업’을 펴낸 정 추기경은 올해 새책 ‘그분의 상처로 우리는 나았습니다’(가톨릭출판사)를 펴냈다.
고 김수환 추기경이 머물던 혜화동 가톨릭대 신학대학 주교관에서 이 책을 집필한 정 추기경은 “책을 읽고 쓸 때가 가장 행복하다”고 말한다. 자신의 책을 사제가 되기 위해 공부하고 있는 신학생들에게 가장 먼저 선물해온 정 추기경은 올해 영명축일에도 신학생들과 함께 미사를 봉헌하고 책을 선물할 예정이다.
올해는 정 추기경은 신학교에 입학한지 61년이 되는 해이기도 하다.
이번 책은 가톨릭 전례와 성경 내용의 핵심인 예수의 마지막 일주일(성주간)을 다뤘다. ‘예수님의 수난과 죽음, 부활’을 다각도로 조명하면서 하느님의 지극한 사랑과 구원사업의 신비를 차근차근 들려준다.
책에는 예수의 행적에 대한 정 추기경 특유의 통찰이 가미된 생생한 묵상과 알기쉬운 설명이 담겼다. 당시 사건을 통해 현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도 적용 가능한 메시지를 친절하게 해설해 놓았다.
이번 책은 성주간을 하루씩 1장으로 나눠 당시 사건을 세밀하고 다양한 관점으로 보도록 이끈다. 복음서의 서술을 종합해 예수님의 말씀을 듣는 사도들과 유다인 군중, 적대자인 유다인 지도자들의 심리 등 인물 하나하나를 새롭게 조명, 독자들의 정확한 이해를 돕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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