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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장에서] 서울시향의 1년…화음 대신 소음
[헤럴드경제=김아미 기자] 투서, 진정서, 고소, 맞고소….

‘화음’을 내야 할 오케스트라가 ‘잡음’, ‘소음’을 내기에 바빴다. 올해 재단법인 10주년을 맞은 서울시립교향악단(이하 서울시향) 얘기다.

지난해 12월 직원 10명의 투서로 불거진 박현정 전 대표 막말 파문 이후 서울시향은 그로기 상태에 빠졌다. 올해 4월 예정됐던 미국 순회공연은 공연 한달을 앞두고 취소됐다. 악화된 여론 탓에 기업 후원은 고사하고 서울시 예산마저 못 얻어냈기 때문이다. 



투서 이후 서울시향 사태는 가히 ‘식스센스급’ 반전을 거듭하고 있다. 특히 정명훈 예술감독의 부인 구씨와 정 감독의 개인 비서 백씨가 직원들의 투서, 고소 과정에 개입한 정황이 포착되면서 점입가경이 되고 있다. 막말, 성추행의 가해자였던 박 전 대표는 순식간에 피해자가 됐다. ‘정치적 희생양’ 이미지까지 덧씌워졌다.

정 감독에 대한 처우도 도마 위에 올랐다. 특히 재계약 과정에서 항공료 조항에 관한 부분이 문제가 됐다. 기존에 한국으로 입출국시 왕복 퍼스트클래스 2장(부인 몫 포함)을 제공했던 것에서 외국 국가간 입출국시에도 왕복 퍼스트클래스를 지급한다는 내용이 포함되면서 특혜 논란이 일었다.

서울시향 측은 “해외 공연이 있을 경우 프랑스에 자택이 있는 정 감독이 한국을 들렀다 가는 게 오히려 비효율적이라 이같은 조항을 넣은 것”이라고 주장했지만, 여론은 ‘시민 혈세로 퍼주는 혜택’이라며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정 감독은 이전에도 ‘집수리’를 이유로 서울시향에 호텔비를 청구하거나, 외부 공연 수익금을 자기 재단에 기부해 여론의 뭇매를 맞기도 했다.

올 한해 서울시 산하 문화예술 기관들의 잡음이 끊이지 않았다. 서울시립미술관 역시 상업성 짙은 가수 지드래곤 전시, 미술관 내 아트페어 개최,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의 피격 장면을 담은 ‘김기종의 칼질’ 파문으로 끊임없이 논란을 양산했다. 이 때문에 비난 여론의 화살이 박원순 서울시장에까지 꽂히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 국립현대미술관장에 외국인이 임명됐다.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문화예술 기관 수장에 첫 외국인이다. 말 많은 서울시 산하 기관에도 ‘외국인 용병’이 등장하는 것 아니냐는 ‘비아냥’이 예사로 들리지 않는다.

amig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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